윤호중 위원장 "출석요구한 적 없는데 누구 멋대로 위원회 참석하느냐" 산회 선포 윤석열 검찰총장이 자신의 직무를 정지시킨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입장을 표명하려다 여당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혀 무산됐다.
윤 총장을 국회로 불러들이려 했던 국민의힘은 26일 다시 한 번 윤 총장 출석을 추진하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25일 법사위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을 대상으로 현안질의를 요구했다. 윤 총장은 국민의힘의 요구에 응해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윤 총장이 법사위 전체회의가 열릴 경우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왔다"고 전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법사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대신해 전체회의를 소집했다. 국회법 52조3호에 따라 재적위원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전체회의를 열 수 있다. 국민의힘 법사위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회의에서 "지금 대한민국 헌정사상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다. 추 장관이 감찰하고 그 사유가 확인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바로 지금 일선에서 수사하고 있는 검사들을 지휘하는 대한민국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켰다"면서 "이런 상황에 대해 즉시, 즉각적으로 현안질의를 안 하면 법사위가 할 일이 뭐가 또 있느냐"고 법사위 전체회의를 요구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은 이어 "법사위 전체회의를 연다고 해서 윤 총장이 대검에서 출발했다는 전언이 있다"며 "윤 총장이 오기를 기다렸다가 전체회의를 하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윤 총장의 출석은 불가하다고 반대했다. 민주당 소속인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윤 총장이 회의에 출석하려고 출발했다고 하는데 법사위에서 윤 총장의 출석을 요구한 적도 없고, 의사일정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 누구와 이야기해서 검찰총장이 멋대로 회의에 들어오느냐"면서 "이건 말이 안되는 이야기"라고 따졌다. 민주당 간사인 백혜련 의원도 "윤 총장이 온다는 얘기에 깜짝 놀랐다"며 "출석요구는 위원회 의결로 정하도록 돼 있는데, 공적인 (회의)자리에 야당이 사적으로 연락해서 오게 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문제 삼았다. 백 의원은 또 "김 의원에게 26일 열자고 하니 지금 이 순간에 열어야 한다고 주장해놓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도 다 출석하지 않았다. 그만큼 회의준비도 되지 않고, 할 자세도 안돼 있다는 것"이라며 "(윤 총장의) 출석요구서를 보내지도 않았는데 오는 야합 회의를 하면 안된다. 즉시 산회를 선포해달라"고 했다.
윤 위원장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키고 징계절차를 밟고 있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며 "위원장으로서도 그렇고 여당 간사도 현안질의를 반대하는 게 아니다.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서 협의를 해서 회의를 해야 한다"고 산회를 선포했다. 국회법상 회의를 산회한 당일에는 추가 회의를 열지 못하도록 돼 있다.
김 의원은 회의 이후 취재진에게 "참담하다. 과연 현재 살아있는 권력 수사뿐만이 아니라 검사들이 수사하고 있는 사건에 대한 지휘를 맡은 총장의 직무를 정지시킬 만한 사유가 있는지 확인하고 윤 총장의 반론도 듣고 추 장관의 전횡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였다"면서 "(민주당이) 국회법상 개의 직후 산회하면 당일 다시 개의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악용해 야당의 요구와 국민의 알 권리를 무참히 없앴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26일 법사위 전체회의 개의를 다시 한 번 요구한 뒤 윤 총장 출석을 추진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날 전원이 대검을 방문해 추 장관이 밝힌 윤 총장에 대한 감찰 혐의와 사실관계 등을 확인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25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산회한 뒤 김도읍 국민의힘 간사가 윤호중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