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민정책포럼서 조찬세미나
한국 상대하긴 트럼프보다 수월

서정건 경희대 교수가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이 20일 서울 삼일로 안민정책포럼 강연장에서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2020 미국대선 분석과 미국외교 전망'이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안민정책포럼 제공
서정건 경희대 교수가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이 20일 서울 삼일로 안민정책포럼 강연장에서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2020 미국대선 분석과 미국외교 전망'이란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안민정책포럼 제공


바이든 정부가 들어설 경우 이전의 트럼프 정부보다 한국이 상대하기 훨씬 쉬운 대상이지만 북한 이슈에 있어서는 국내정치에 집중하느라 관심권에서 멀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 학자인 서정건 경희대 정치학 교수는 "바이든의 대중정책에 있어서는 '재앙 없는 경쟁(competion without catastrophy)'방식으로 중국과의 협력 및 견제 사이를 오 갈 것으로 분석됨에 따라 한국이 이전보다 미·중간 줄서기 강요로부터 훨씬 자유로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서 교수는 안민정책포럼(이사장 박병원)이 20일 서울 삼일로 안민정책포럼 강연장에서 주최한 조찬세미나에서 '2020 미국대선 분석과 미국외교 전망'이란 주제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서 교수는 내년 3월 한미군사훈련의 경우도 한미양국이 전략적 차원의 고려를 통해 쉽게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이 있기 전에 한미가 공동으로 북한의 비핵화 관련 선제적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서 교수는 한반도 평화협정이나 종전선언에 대해서도 샌더스 계열의 민주당 혁신파 의원들이나 로 카나 공화당 의원, 트럼프 충성파인 앤디 빅스 공화당 의원 등은 종전선언 지지결의안을 내는 등 초당파적으로 한국정부의 입장과 동조를 보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서 교수는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케어개혁, 기후변화 입법, 인권강화법안 등 국내이슈에 집중하느라 북한이슈에 거리를 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의 과거 정치역사 가운데서도 한반도 문제를 선도적으로 이슈화한 것은 없고 공화·민주 양당이 모두 이의 없이 의결되는 사안에 대해 표결한 것 밖에 없다는 것을 증거로 들었다.

트럼프의 대중국 압박정책도 많이 변화할 것으로 서 교수는 예상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기술패권의 경우 중국에 전혀 양보할 생각이 없지만 이란, 북핵, 기후변화 이슈에 대해서는 중국과 어느 정도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관세를 높이는 무역정책, 군사적 견제 중심의 대중외교정책으로부터 탈피할 것이라고 보았다. 서 교수는 그러나 트럼프 역시 7300만표를 얻는 등 트럼프라는 메신저는 퇴장하지만 트럼프 메시지는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에 대중압박정책에 딜레마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또 미국중심 동맹질서와 국제관계 회복을 위해 세계보건기구(WHO) 재가입을 서두르겠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경우 대통령 초기 정책주안점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서 교수는 분석했다. 샌더스 계열의 혁신파 의원들의 거센 반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서 교수는 바이든이 트럼프의 범죄행위에 대해 기소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남부지역 등 주 검사들이 기소할 경우 연방정부서 통제할 수 없기 때문에 지켜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민정책포럼은 매주 금요일 시대적 이슈와 사회 각 분야 이슈를 발굴해 조찬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안민정책포럼은 고(故) 박세일 교수를 중심으로 만든 지식인 네트워크로 1996년 창립됐다. 좌우를 아우르는 통합형 정책 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는 은행연합회장과 경영자총협회장을 역임한 박병원 경총 명예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미정기자 lmj0919@dt.co.kr



<다음은 서정건 교수의 강연요지다>

미국 신임 대통령 정치를 예측하기는 쉽지 많다. 역사적으로 미국 정치사를 돌이켜 보면 취임 첫 해 뜻하지 않은 사태 혹은 위기로 인해 예측되었던 대통령 정치가 크게 변질된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Van Buren 1837, Wilson 1917, Hoover 1929, Bush 41 1989, Bush 43 2001). 또한 대통령 취임 이후 대통령 자신의 가치관 혹은 정치적 소명이 변한 사례도 있는데 1960년 선거 승리 이후의 케네디 대통령이 대표적이다. 이번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된 바이든 시대를 예단하는 일은 쉽게 도식화할 수 없으며 역사와 정치 앞에 조심스러운 전망일 수밖에 없다.

바이든 당선자의 개인적 경험을 통해 앞으로 정치를 전망해 볼 수 있다. 바이든 후보 경우 클린턴, 아들 부시, 오바마, 트럼프와 달리 본인이 외교 정책 관련 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08년 민주당 후보 경선 시 민주당 내 국제 문제 전문가 이미지를 부각시켜왔다. 오바마가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지명한 여러 이유 중 의회 인맥과 외교 경험을 높이 평가한 것이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에 의한 동맹 경시 풍조를 비판해 온 바이든 당선자는 취임 후 기존의 미국 중심 동맹 질서와 국제 관계 회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 가운데는 WHO 재가입도 포함될텐데 이는 이번 선거에서 백인 고학력층 교외 지역 거주자들의 바이든 지지가 중요한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백인 고학력-중산층과 교외 지역 유권자들이 특히 문제 삼은 것이 트럼프의 코로나 대응 실패였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의 동맹 복원과 중국 압박 여부가 관심이다. 우리가 특히 눈여겨 보아야할 대목은 바이든이 주창하는 동맹 질서 복원이 곧 획일적 중국 압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최근 한국 언론은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 축하 전화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인도-태평양의 린치핀 한국이 중국 압박에 동참해 줄 것을 간접적으로 요청했다"고 해석한 적이 있는데 필요 없는 과대 포장이다. 축하와 덕담의 자리에서 바이든이 주도 면밀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중국 압박 동참을 요구한 것으로 보기도 어렵고 통화는 통화 그대로 린치핀 한국과의 동맹 강조 그 이상도 그 이하고 아닌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 결국 미국이 공식적으로 꺼내지도 않은 시나리오를 추측성 기사로 지어 낸 후 이후에는 한국이 누구 편을 드는 것이 맞느냐고 억지 질문을 짜내는 한국 언론의 아이러니컬한 행태는 향후 개선되어야 한다고 본다. 바이든의 미국은 '재앙 없는 경쟁(competition without catastrphy)' 방식으로 중국과의 협력 및 견제 사이를 오갈 것으로 보이는데 예를 들어 기술 패권 경우 전혀 양보할 의사가 없어 보이지만, 이란, 북한, 그리고 기후 변화 이슈 경우 중국과의 일정 정도 협력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이슈별로 중국 정책을 달리 추진할 수 있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이전의 무역 전쟁 중심 트럼프 대통령과 군사적 견제 방점 공화당 행정부 방식으로부터 탈피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경우 당분간 샌더스 계열 혁신파 의원들의 거센 반대가 예상됨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 초기 정책 주안점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2016년 민주당 후보 지명 전당 대회에서 "NO TPP"를 써 붙인 마스크 침묵시위 현장이 여전히 생생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정치 신인이 아닌 만큼 북한이 미국 행정부를 시험하기 위한 도발 가능성은 이전보다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가 정권 초기에 주로 미국 국내 이슈(오바마캐어 개혁, 기후 변화 입법, 인권 강화 법안 등)에 천착하더라도 각 이슈 하나하나가 쉽게 성공하기 어려운 문제이므로 북한 문제가 미국 정치에서 어느 정도 잊혀진 어젠다가 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이 이에 대한 경종 의미에서 깜짝 미사일 테스트 등을 벌일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

바이든 대통령이 국내 정치 개혁에 힘을 쏟고 있는 그 시기에 한미 양국 실무자들은 북한 비핵화 프로포절 관련 제안 내용과 타임 테이블 설정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bottom-up 없는 top-down 외교는 합의 내용이 부실할 수밖에 없고 top-down 없는 bottom-up 외교는 합의 성사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굳이 "트럼프 식은 top-down, 바이든 식은 bottom-up"이라는 이분법적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는 없다.

결국 한국과 미국의 민주당 행정부 경우 소통과 전략 차원에서 이전보다 훨씬 손발 맞추기가 수월해 질 것이다. 예를 들어 내년 3월 한미 군사 훈련 경우 전략적 차원의 고려와 결정을 한미 양국 정부가 협력하여 정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시간이 너무 지체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또한 북한의 도발이 있기 전에 한미가 공동으로 북한 비핵화 관련 선제적 제안을 할 필요가 있다.

미국 의회와 정당 정치 차원에서는 국방비 삭감을 목표로 한 샌더스 계열 혁신파 의원들이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주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 카나(Rep. Ro Khanna, D-CA) 하원 의원이 주도한 한반도 종전 선언 지지 결의안에 대해 공화당 의원이자 트럼프 충성파인 프리덤 코커스(Freedom Caucus) 의장인 앤디 빅스(Andy Biggs) 의원이 공동 발의자로 동참하기로 했다. 민주당 내부의 변화, 미국 언론과 여론의 변화, 미국 외교정책집단의 변화 등 다양한 미국 정치와 외교의 변화를 주목하여 우리 전략을 재정립해야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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