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오픈 데이터거래소, 12월 공급자 친화적 개편 참여기업, ‘마이페이지’서 관심주체·활용방향 확인가능 금융보안원 “장외 거래, 인센티브로 거래소 유입 유도할 것” 업계 “수요자 한정되고 보안 문제 있어“ 금융과 이종 산업 간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해 문을 연 금융데이터거래소가 출범 반년 만에 서비스 개편을 준비 중이다. 출범 당시 기대에 비해 낮은 참여도와 실거래를 제고하기 위한 차원으로, 데이터공급자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보안원은 내달 초 개편한 금융데이터거래소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거래소 참여기업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 사용 편의성을 높인다는 게 골자다. 특정 데이터에 관심을 갖는 주체나 활용 방향을 참여 기업에 제공해 향후 상품 기획의 편의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개별 기업 맞춤형 공간도 신설된다. 현재는 참여 기업들이 자신들의 데이터 거래 현황 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타 기관 정보까지 봐야했다. 개편 뒤에는 독자적인 공간에서 거래 기업 정보, 거래 수요와 현황 등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몰처럼 '마이페이지'가 생겨 필요한 정보만 개별적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금융보안원 관계자는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12월에 오픈될 예정"이라며 "참여기업들이 나만의 거래소를 운영한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데이터 공급자 친화적으로 바뀔 것이다"고 설명했다.
자료=금융위원회
금융데이터거래소는 지난 5월 데이터 활용도를 높이고 가이드라인 등을 제정해 유통 생태계를 조성한다는 취지로 설립됐다. 금융위원회 주도로 금융보안원과 금융결제원, 한국신용정보원, 코스콤 등과 신한은행, SKT 등 다수 민간사업자가 참여했다. 금융당국은 출범 당시 "데이터 유통을 활성화하고 혁신 금융서비스와 신규 비즈니스 창출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출범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기대에 비해 성과는 미흡하다. 22일 기준 참여기업 89곳이 등록한 데이터는 507건으로, 누적거래량은 854건에 불과하다. 참여기업 중 데이터를 1건이라도 등록한 곳은 절반(44곳)에 그쳤고, 이마저도 카드사나 신용평가사 등 일부 기업에 편중됐다. 은행의 경우 KB국민·우리·신한·IBK기업·NH농협 5곳에 불과하다.
상거래의 핵심인 유료거래는 30여건으로 5% 미만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11월 월간 인기데이터 1~5위 중 4건이 출범초기인 5, 6월에 등록된 데이터로 '활발한 거래를 통한 생태계 활성화'라는 취지에도 부합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보안원 측은 거래소 외에도 일종의 '장외시장'에서도 데이터 거래가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데이터 거래의 특성상 공급자(판매자)는 자신들의 정보 노출 등에 거리낌이 없는 데 비해, 수요자(구매자)는 상품 문의 또는 구매 기록이 남기를 원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이르는 가격도 부담이다.
다만 이런 사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데이터 생태계 활성화라는 취지에서 보안원은 '통제'보다 '유인제공'을 택했다. 보안원 관계자는 "바우처나 세제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로 기업끼리 소통하는 것보다 거래소를 활용하는 게 더 좋다고 인식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해나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서비스 개편에 환영하면서도 실효성에는 의문을 품었다. 아직은 수요 자체가 많지 않고, 수요자 역시 특정 기관에 그친다는 얘기다. 검증되지 않은 구매 문의자에 대한 보안 문제도 있다. 가공 데이터긴 이긴 하지만 사실상 금융정보가 거래되기 때문에 추가 보안 수단이 강구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 데이터를 필요로 하는 곳은 일부 핀테크 업체 등으로 한정돼 있는데 이들은 이미 스크래핑으로 정보를 확보하고 있고, 그 이상 필요한 정보는 법적 문제 등으로 제공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단순 결제 정보 이상의 거래가 쉽지 않다"고 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