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지난 상반기 5조원이 넘는 적자를 기록한 국내 정유사들이 원유 수입을 줄이며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가격이 저렴한 중질유(重質油) 수입은 늘리며 원가 효율화에 나섰다.
올 3분기에는 지난 상반기보다 상황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른 수요 부진이 해결될 기미가 없어 수익성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석유정보사이트 페트로넷에 따르면 올 3분기 수입된 원유의 양은 총 2억4524만배럴로 전년 대비 7%가량 줄어들었다. 원유 유질별로 따져보면 품질이 좋은 경질유와 중질유(中質油)의 수입은 줄었지만 중질유(重質油)의 수입량은 늘어났다. 경질유의 수입량은 같은 기간 6%, 중질유(中質油)의 수입량은 28% 감소했다. 반면 올 3분기 중질유(重質油)의 수입량은 전년 대비 7% 늘어났다.
경질유와 중질유(中質油)는 유황 함유비중이 낮은 유종으로 정제처리시 비용이 많이 들지 않지만, 가격이 비싸다. 중질유(重質油)는 상대적으로 저렴하지만 유황 함유량이 높아 정제처리 비용이 더 든다.
국내 정유사들이 중질유(重質油) 수입을 늘린 것은 원가절감을 위해서로 보인다. 정제처리 과정이 까다롭기는 하지만 각사마다 고도화된 탈황설비 등을 갖추고 있는 만큼, 원가절감을 위해 저렴한 원유를 수입하기로 결정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장 코로나19 종식 전에는 실적 악화의 근본적인 원인인 수요 부진을 해결하기 어려운 만큼 정유사들은 수익성 개선을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다. 저렴한 원유의 수입을 늘리고, 정제시설 가동률 자체를 낮추며 수요 감소에 대응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1~3분기 정유사들의 원유정제시설(CDU) 누적 가동률은 76.7%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정제가동률은 2014년 이후 연간 기준 90% 밑으로 내려간 일이 없다. 이에 따라 올 3분기 생산된 석유제품의 양은 총 2억8681만배럴로, 지난해 3분기 대비 10% 가량 줄어들었다. 정제처리된 원유의 양은 같은 기간 10% 감소한 2억4093만배럴로 나타났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이같은 노력과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손실 감소로 올 3분기 정유4사는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각각 2971억원, 35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고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은 각각 290억원, 9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4사의 영업이익 총계는 2941억원으로 4사 총계 기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올 1분기 정유4사가 모두 적자를 기록, 영업손실 합계는 4조3775억원에 달했다. 2분기에는 현대오일뱅크가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4사 적자 총계는 7241억원으로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