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아세안+3' 화상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아세안+3' 화상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존경하는 의장님, 각국 정상 여러분.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화상으로 개최된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에게 이같이 언급했다.

본론으로 들어가기 전 스가 총리를 콕 집어 반갑다는 인사를 건넨 것이다. 화상이긴 하지만 문 대통령과 스가 총리가 얼굴을 마주한 것은 지난 9월 스가 총리의 취임 이후 처음이다.

다자 정상회의 무대에서 의장국 정상 등을 부르며 예우하는 경우는 있으나 특정 국가 정상을 향해 인사하는 것이 흔한 일은 아니다.

이를 두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 시절 경색된 한일관계를 개선하려는 스킨십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월 스가 총리와의 첫 정상통화에서 "양국의 현안 해결을 위한 소통 노력을 새 마음가짐으로 가속하자"고 했다. 이에 스가 총리도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는 양국 관계를 방치하면 안 된다"고 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최근 한일관계 개선에 비교적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은 지난 8일부터 나흘간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 현재 추진 중인 올해 서울에서의 한중일 정상회담에 스가 총리가 참석할지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원장은 지난 10일 스가 총리를 예방한 자리에서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이은 새 한일 공동선언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의원이 13일 스가 총리를 만나 "현안을 타결해 나가는 여건과 환경을 만드는 데 열심히 하겠다"며 힘을 보탰다.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한미일 협력체제를 강조할 수 있는 만큼 청와대나 정부가 일본과의 관계 개선 방안을 전향적으로 모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스가 총리가 아베 전 총리보다 한일 대화에 무게중심을 싣지 않겠느냐는 판단도 깔렸다고 할 수 있다.

스가 총리는 김진표 의원의 방한 요청에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며 양국 간 최대 현안인 징용 문제에 한국이 해결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임재섭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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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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