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사업' 대한항공만 실적 방어
대한항공 여객기    대한항공 제공
대한항공 여객기 대한항공 제공

[디지털타임스 성승제 기자] 국내 항공사들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제주항공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고 대형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10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나마 화물사업에서 수익을 낸 대한항공은 간신히 흑자를 지켰지만 흑자 폭은 대폭 쪼그라들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올 3분기 전년동기(-174억원) 대비 303.5% 늘어난 70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6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적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96억원으로 전년 동기(3688억원) 대비 83.9%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668억원으로 1년 전(-301억원)보다 121.6% 늘었다

제주항공은 국제선 운항상황이 회복되지 않은 데다 8~9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국내 여행수요가 급감했던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실적을 공개하는 진에어와 티웨이항공은 각각 500억원, 400억원 내외의 영업손실을 볼 것으로 예측된다. 두 회사는 2분기에 각각 596억원, 485억원의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았다. 오는 16일 실적을 발표하는 아시아나항공은 더 심각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3분기 1001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대한항공은 3분기 매출액 1조5508억원, 영업이익 76억원을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52.8%, 영업이익은 93.6% 감소했고 순이익은 82.2% 쪼그라들었다. 대한항공이 그나마 흑자를 낸 배경엔 화물 사업 매출이 견인했기 때문이다. 3분기 대한항공 화물 사업은 1조163억원으로 전체 매출액의 절반이 넘는 65.53%를 나타냈다. 지난해 3분기(6401억원) 화물 사업 매출보다도 59% 늘었다.

항공사들이 기대를 거는 것은 코로나19 백신 운송이다. 미국 화이자는 최근 백신 3상 임상시험 참가자 중 94명을 분석한 결과 자사 백신이 코로나19를 예방하는 데 90% 이상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화이자는 이달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허가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백신 사용 승인이 나오면 항공업계의 여객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백신 등 의약품 수송은 시간과 콜드체인 운영 노하우가 핵심 요소"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인증을 받는 등 충분히 검증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혁 한화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코로나19 백신 승인이 이뤄진다면 올해 안에 5000만도즈(도즈: 백신 1명 접종 분량), 내년에 13억도즈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등 빅파마가 개발 중인 백신의 긴급 사용 허가 승인과 공급이 기대한 대로 이뤄진다면 내년 항공화물 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정되는 백신 수송 물량은 약 80억 도즈"라고 분석했다.

성승제기자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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