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웨어 최신 버전 유지 등 중요
#경기도 모처에서 서점을 운영하는 A씨는 지난 7월 사용하지도 않은 150만원가량의 국제전화 요금을 부과 받았다. 인쇄, 복사, 팩스가 가능한 사무용 복합기를 통해 오스트리아에 621번, 콩고에 14번, 우간다에 1번 국제전화를 걸었다는 것이었다. 확인 결과, 랜선을 통한 복합기 해킹 가능성이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직장인 B씨는 몇 년 전 네트워크로 연결된 프린터에서 알 수 없는 출력물이 쏟아져 나오는 일을 경험했다. 출력물에는 영문으로 특정 이메일로 연락을 하라는 글귀와 함께 모든 프린터에 광고를 낼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코로나 시대, 재택근무, 원격근무 등이 확산되면서 네트워크 프린트 수요가 확대되면서, 각 기업, 가정내 프린트를 겨냥한 해킹공격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린터는 기업은 물론 각 가정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기기 중 하나로, 특히 기업내에서는 중요 기밀문서를 다루는 기기이면서도 정보보안 사각지대에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보안 연구 단체인 사이버뉴스는 지난 8월 말 인터넷을 통해 접속할 수 있는 80만대 이상의 프린터를 찾아 5만대의 프린트에 인쇄 요청을 보낸 결과, 총 2만7944대에서 인쇄 작업에 성공했다고 공개했다. 해당 단체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컴퓨터, 휴대폰 등의 경우 보안의 중요성을 이미 알고 있지만 프린터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보안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개인 공간과 근무공간의 경계가 사라지고, 재택근무 환경과 공유 오피스를 이용하는 기업이 늘어나면서 프린트를 통한 해킹공격이나 정보보안 침해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 재택근무의 경우, 회사에서 근무할 때와 비교해 보안 수준이 비교적 낮고, 특히 공유 오피스의 경우에는 여러 사람이 한 공간을 함께 이용하는 만큼 출력물의 도난 및 도용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프린터가 단순한 인쇄물 도난 및 도용 사고의 근원지가 되는 것을 넘어서, 데이터 유출의 통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커가 프린터를 거점 삼아 PC로 침입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보안업계에서는 프린트 해킹 등을 방지하려면 △펌웨어 최신 버전 유지 △허용된 IP만 인쇄 동작 가능하도록 권한 부여 △관리자 비밀번호 설정 △캐시파일·스캔파일 주기적 삭제 등의 조치가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보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에도 프린터 보안은 중요한 문제였지만 최근 많은 기업들이 유연하고 분산된 근무 체계로 전환하면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부각되고 있다"면서 "프린터 보안은 기업 및 개인의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이에 대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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