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대손·신용손실충당금 1조5777억원 적립…전년比 150% ↑ 한계기업 비중 14.8%→21.4%, 부실여신 175조 전망 금융당국 주문에 은행권 "보수적으로 적립" 올해 큰 폭으로 충당금을 쌓은 은행들의 연말 추가 적립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출 부실 우려가 있는 데다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채무 상환 능력 저하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어서다. 금융당국의 권고에 은행권도 추가적립 가능성을 시사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이 올해 3분기까지 쌓은 충당금은 1조57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6%(9580억원) 증가했다. 신한은행이 65% 늘어난 4543억원을 쌓았다. 우리은행은 4320억원으로 227% 늘었다. 하나은행(3580억원)과 KB국민은행(3334억원)도 각각 276%, 184% 상승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를 대비하기 위한 차원이다.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대출 리스크가 커진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한국은행은 금융안정상황 보고서에서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내지 못하는 한계기업이 지난해 전체의 14.8%에서 올해 21.4%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은 이자상환 유예 조치 등으로 리스크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지만, 코로나19에 따른 매출 충격을 고려하면 한계기업 여신도 175조6000억원까지 는다고 분석했다.
은행권은 3분기까지 연체율이나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자산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부실 발생전까지 기존의 자산건전성 분류가 유지돼 대손충당금 전입이 지연되는 걸 고려하면,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통상 대출 실행 후 연체 등이 발생하기까지 시차가 있는데, 최근 빠른 속도로 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서병호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대손비용이 코로나19로 인한 잠재 부실을 충분하게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내년에도 올해와 유사하거나 더 큰 규모의 대손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에 향후 부실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리스크 관리를 주문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15개 은행장을 만나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등 손실흡수능력을 유지해 신성장산업에 자금이 원활히 공급될 수 있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지주는 충당금 추가 적립 가능성을 시사했다. KB금융 김기환 재무담당 부사장은 지난달 컨콜에서 "4분기 충당금 적립규모는 내년 경제전망에 달려있다"며 "미래 전망이나 환경에 대비해 보수적으로 충분하게 적립하는 기조"라고 밝혔다. 신한금융 방동권 CRO도 "4분기에 내년 RC(리스크요인)추정이 이뤄지는데 한계기업 증가 등 취약 영역에 대한 추가 적립 요소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