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티슈진 치료제 '인보사' 임상3상 재개 연내착수 불투명 대웅제약 보톡스 제재 '나보타' 9월 수출 5억원으로 크게 줄어 한미약품 치료제 '롤론티스' 시판 허가 일정 잠정 연기
지난 10월 29일 열린 삼성바이오로직스 샌프란시스코 R&D 센터 오픈 기념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김태한 사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미국 사업 진출에 제동이 걸렸다. 8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미국내 임상 지연, 수출 감소, 허가연기 등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미국은 누적 확진자수가 1000만명을 넘어서고, 하루 신규 확진자가 11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처(FDA)로부터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인보사'의 임상 3상 재개 통보를 받은 코오롱티슈진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올해 안에 임상에 착수할 수 있을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당초 연내 임상을 재개한다는 것이 회사측의 목표였다.
코오롱생명과학 관계자는 "코오롱티슈진에 따르면, 연내 임상을 다시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했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진행되면서 전체적으로 일정이 늦어지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코오롱티슈진은 오는 2021년까지 인보사 미국 임상 3상 자료 분석을 끝낸 뒤 품목허가를 신청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3월 국내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가 실제 의약품 성분이 허가받은 내용과 다른 것으로 드러나면서, 미국내 임상 3상도 중단된 바 있다.
미국 임상은 현지 주요 거점 60개 병원에서 인공치환 수술 전단계인 중등도환자 102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성분을 잘못 표시한 것일 뿐, 인보사의 안전성·유효성과는 관련이 없다는 회사 측 주장이 입증되려면, 이번 코오롱티슈진의 미국 임상이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국산 신약 '케이캡'의 미국 임상을 준비 해 온 HK이노엔(구 CJ헬스케어)도 임상 개시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케이캡은 이 회사가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지난 6월 미국 FDA가 이 제품의 자국 내 1상 임상시험을 승인한 바 있다. 회사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환자 모집이 어렵다보니, 미국 임상을 언제 착수할지 정확한 시기를 대외적으로 알리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HK이노엔은 건강한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케이캡정의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약력학 평가를 진행할 예정이다.
대웅제약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보툴리눔톡신 제제 '나보타'의 미국 수출이 급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미국 성형외과가 셧다운에 들어간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나금융투자의 '제약·바이오 10월 관세청 통관데이터'에 따르면,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의 미국 수출 물량은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한 올해 4월부터 수출금액이 급감했다. 지난 9월에는 48만 달러(5억원)로 급격히 위축됐다. 현재 미국으로 수출되고 있는 국산 보툴리눔톡신 제제로는 대웅제약의 나보타(미국명 주보)가 유일하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올해 2분기 이후 미국 내 성형 클리닉들이 셧다운에 돌입했다"면서 "이로 인해 많은 주에서 진료가 중단돼 전체 보툴리눔톡신 사용량이 감소한 것이 나보타 미국 수출 규모가 감소하게 된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코로나19 사태는 미국 제약사에 기술수출된 의약품의 시판 허가 일정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미약품이 미국 스펙트럼파마슈티컬즈에 기술수출한 호중구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의 시판 허가 일정이 잠정 연기됐다. 스펙트럼은 FDA로부터 2020년 10월 24일(현지시각)을 롤론티스 시판허가 심사기일로 부여받은 바 있지만, 최근 '잠정 연기'를 통보받은 상태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공무원의 해외출장이 제한되면서, FDA가 한국 내 한미약품의 평택 바이오플랜트 실사를 진행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 조 터전 스펙트럼 CEO는 최근 투자자 대상 컨퍼런스콜에서 "FDA와 협의해 롤론티스의 공장실사 일정과 심사일정을 재확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R&D 센터의 개소 시점도 코로나19로 인해 수개월씩 늦춰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로 인해 현지 인력모집 등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당초 올해 4월 개소가 목표였던 미국 R&D 센터를 지난달 말이 돼서야 공식 오픈했다. 샌프란시스코에 개소한 이 R&D 센터는 미국·유럽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CDO)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설립한 이 회사의 첫 해외 R&D센터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일단은 코로나 상황에서 핵심 과학자 중심으로 최소 인력을 운영하고 향후 고객사 니즈(요구)와 시장상황을 보고 인력과 설비 등 규모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