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경제양극화 등 위기초래 2016년부터 사회적 책임 언급 일각선 "기업 생존 달려 도입 확산"
최태원 SK그룹 회장. SK 제공
"옛날 방식으로는 돈을 벌 수 없다."(최태원 SK그룹 회장, 지난해 12월 3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 공유의 장'에 특별강연자로 참석해)
"기업의 ESG 도입은 선택이 아닌 새로운 규칙이 돼야 한다."(최 회장, 10월 28일 'VBA 2020 코리아' 세미나에서 영상 메시지를 통해)
'사회적 가치 전도사'로 불리기도 하는 최 회장은 최근 대외 행사 혹은 메시지를 통해 'ESG(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경영'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그룹사의 사회적 가치 창출 성과를 계량화해 발표하고, 2050년까지 소비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기로 결정한 것도 ESG 경영의 일환이다.
ESG 경영이란 기업의 성과를 측정할 때 단순히 재무적 성과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기업이 얼마나 환경 친화적이었는지, 사회적으로 어떤 기여를 했는지, 기업의 지배구조가 투명한지 등을 고려하는 경영 방식이다.
대기오염 등 기후변화, 경제양극화 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는 더이상 기업 경영을 할 수 없게 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기업인들의 위기의식에서 나온 지표다.
최 회장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여러번 언급해왔다. 최 회장은 2016년 기업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해야한다며 '더블보텀라인(DBL·Double Bottom Line) 경영'을 선언했고, 2018년 주요 계열사들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측정한 결과를 지난해 5월 공개했다.
이어 같은해 12월 '2019 기업시민 포스코 성과 공유의 장'에 참석해 "대기오염, 경제양극화 등 각종 사회 문제 발생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며 "과연 누가 해결할 수 있느냐 생각해보면 기업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제7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에 초청 연사로 참석한 최 회장은 벌목회사를 예로 들며 ESG 창출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과거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나무를 베어 비싸게 파는 것이 최고의 가치였다"면서 "필요한 가치만 추구하게 되면 삼림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질 뿐 아니라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사업환경이 악화돼 존속할 수 없게 된다"고 언급했다.
이처럼 최 회장의 ESG 경영이 국내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 발행이나 투자를 받을 때도 ESG를 고려하는게 최근의 트렌드"라며 "기업의 생존여부까지 달려있는만큼 국내 산업계의 ESG 도입도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