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미국 대선이 사상 초유의 상황으로 전개되면서 국내 재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금과 같은 혼란 상황이 길어질 경우 수출 등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이 우려되고, 차기 대권주자의 통상정책에 따라 각 산업별로도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있어서다.

일단 소송 등 변수는 차치하더라도 기존의 자국 우선주의와 대중국 압박 통상 기조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대신 조셉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가 차기 대통령으로 확정될 경우 전기자동차와 태양광 등 친환경 산업이 수혜를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반도체의 경우 정권 교체가 되더라도 미묘한 줄타기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철강과 석유화학 등 나머지 주력 수출 제조업은 기존 반덤핑 수입규제에 탄소조정세까지 더해지면서 한층 더 고전할 것으로 우려된다.

◇반도체 변수는 '중국 압박' 뿐…밸류체인 변화 가능성 작아= 5일 미국 대선이 사상 초유의 혼돈 상황이 지속되는 것과 관련, 주요 경제단체들과 전문가들은 논평이나 분석을 최대한 자제한 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개표 중단 소송이 현실화되는 등 혼란이 장기화 될 경우 금융·외환시장을 중심으로 한 불확실성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산업별로는 희비가 엇갈린다. 먼저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대 중국 압박의 기조에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중국에 대한 견제는 통상이 아닌 안보 문제라는 인식은 정권이 바뀌더라도 마찬가지"라며 "우리 반도체 산업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현정 한국무역협회 통상지원센터 실장은 "반도체 설계와 기술, 소재장비, 제조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이 유기적으로 잘 짜여져 있는 만큼 미국이 메모리반도체까지 압박할 필요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화웨이에 대한 압박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국제무역기구(WTO)와 대립각을 세운 트럼프 정부와는 달리 바이든 후보는 다자간 협력으로 중국을 고립시킨다는 전략이라,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도 일부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양광·전기차 등 친환경 시장 기대감…철강 등 전통 제조업 부담= 태양광과 전기자동차 등 친환경 관련 사업은 바이든 후보 당선 확정이 '훈풍'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바이든 후보는 이미 4일(현지시간)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재가입하겠다는 글을 트위터에 남기는 등 친환경 정책 강화 의지를 확실히 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여기에 2050년까지 탄소조정세를 도입하겠다는 친환경 공약을 내놓기도 했다. 이 경우 태양광과 ESS(에너지저장장치), 전기자동차 등의 보조금이 대폭 늘면서 관련 산업이 급속도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 수소 산업 역시 유망 업종으로 꼽힌다.

여기에 바이든 후보가 탄소조정세 등 친환경 카드를 앞세워 탄소 배출량 1위인 중국에 관세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중국의 대미 수출이 큰 폭으로 줄면서 철강 등 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을 가능성도 있지만, 반대로 우리 역시 소위 '친환경세'의 유탄을 맞을 수 있어 부담이 가중된다.

대신 정유화학의 경우 유가상승에 따른 반사 수혜 가능성도 점쳐지지만, 단 수요가 뒷받침하고 정제마진이 상승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원가부담 가중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노동 관련 조항을 강화하는 성향이 있어, 현지에 생산기반을 두고 있는 삼성·현대차·SK·LG 등 주요 기업들에게 직·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바이 아메리카' 변함 없어= 산업 전반으로 보면 정권이 바뀌더라도 자국 우선주의에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설송이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바이든 후보의 경제·통상공약을 보면 '미국 내 제조', '미국산 구매' 등을 강조하는 등 트럼프 행정부와 큰 차별성이 없다"며 "미국의 향후 통상정책은 '미국 산업 보호에 방점을 둔 미국 우선주의'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바이든 행정부는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일관성 있고 온건한 방식으로 규범에 근거한 대외통상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할 경우 관세 부과 카드 남발 대신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바로잡기 위한 강경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한국무역협회 제공>
<한국무역협회 제공>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박정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