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中압박 지속땐 내년 위기 봉착
미국 대선 결과와 상관 없이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 움직임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되면서,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의 반사이익도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중국 압박 정책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의 점유율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이 틈새시장 공략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화웨이는 그동안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세계 1·2위를 다퉈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는 삼성전자는 물론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내 경쟁 업체들에도 밀리고 있는 모양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3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7980만대의 출하량으로 점유율 22%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 대비 47% 증가한 출하량으로 화웨이를 8%포인트 앞선 것이다. 반면 전 분기 20%의 점유율을 차지했던 화웨이는 점유율이 14%까지 떨어지며 2위를 유지했다. 화웨이가 주춤한 사이, 중국의 샤오미는 13%의 점유율로 화웨이를 바짝 뒤쫓고 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는 새로 출시한 '갤럭시 노트20'과 '갤럭시A' 시리즈가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했고 중남미, 유럽, 중동아프리카 등 중국 외 시장을 확대해 나가며 화웨이의 공백을 메워 나갔다"고 분석했다.

실제 화웨이는 지난해 5월부터 시작된 미국의 제재로 매출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를 원활하게 공급받지 못하면서 중저가 스마트폰 사업 매각에 나설 정도로 위기에 내몰린 상태다. 화웨이는 지난달 실적 발표에서 올해 1~9월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9.9% 늘어난 6713억 위안(약 114조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상반기 매출 증가율이 13.1%였던 것과 견주면 눈에 띄게 줄어든 수치다. 순이익 증가율도 8%로 상반기 9.2% 보다 1.2%포인트 떨어졌다.

화웨이가 기대를 걸고 있는 것은 플래그십 스마트폰 사업과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 소비'다. 반도체 수급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중저가 스마트폰이 아닌 프리미엄 스마트폰에만 여력을 쏟아 시간을 벌고, 자국민들의 애국 소비를 토대로 미국의 제재를 버텨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미국의 압박이 장기화 될 경우, 비축해둔 부품이 바닥나는 내년부터 화웨이의 위기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웨이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상대적으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글로벌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에 갤럭시노트20, 갤럭시Z폴드2, 갤럭시S20 FE를 선보이며 스마트폰 시장 1위 사수에 나섰다. 특히 삼성전자는 갤럭시S20의 후속 모델인 갤럭시S21 시리즈 출시를 앞당기는 방안도 고려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갤럭시S21은 내년 1월 공개된 뒤 1~2월 중으로 정식 출시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LG전자도 새로운 폼팩터를 적용한 'LG 윙'을 출시한 데 이어 최근 실속형 스마트폰 'LG Q52' 등을 내놨다. LG전자는 세계 2위 스마트폰 시장인 인도에서도 특화 제품인 W시리즈를 출시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펼치며 고객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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