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등 주력사업 타격 불가피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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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세계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델오로
상반기 세계 통신장비 시장점유율. 델오로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 초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세가 이어지면서, 중국 기업에 대한 강도높은 무역제재가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 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최종 승리할 경우, 과거보다 더 강도높은 제재와 압박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막판에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로 승리하더라도, 현재 미국 정부의 '탈 중국화'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아메리칸 퍼스트'로 상징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더 두터워지면서, 미국과 중국의 IT 패권을 둘러싼 대결구도가 더 격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마이크로소프트를 주축으로 한 'GAFAM' 진영과, 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화웨이를 주축으로 한 'BATH' 진영간 패권 구도가 더 심화될 것이란 지적이다.

당장, 중국의 대표기업인 화웨이에 대한 제재가 더 강도높게 지속될 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이미 화웨이 등 중국 IT 기업들은 미국의 봉쇄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큰 타격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제1 타깃이 되고 있는 화웨이는 반도체 등 핵심부품 수급이 중단되고, 세계 주요 국가에서 시장이탈이 본격화 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화웨이는 미국의 '탈화웨이' 제재에 맞서, 독자생존 행보에 나서고 있다. 우선 화웨이는 내년부터 구글 안드로이드 OS(운영체계) 대신 독자 개발한 OS '훙멍'을 자사 스마트폰에 적용키로 했다. 훙멍은 스마트폰을 넘어 TV, 컴퓨터,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제품에 탑재될 예정이다. 미국 중심의 안드로이드 생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반도체 독자행보도 본격화하고 있다. 화웨이는 중국 상하이에 미국 기술을 사용하지 않는 독자적인 반도체 공장을 세울 계획이다. 지난 2일 FT(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화웨이는 반도체 설계만을 하고 생산은 대만 TSMC 등에 위탁해 왔지만, 상하이시 정부의 지원을 받고 있는 상하이 IC연구소와 합작해 신공장을 가동한다는 계획이다. 공장 가동 시점은 지난해부터 축적해 온 재고 물량이 소진되는 시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2022년에는 현재 5G 무선통신장비에 쓰이는 20㎚급 반도체까지 생산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화웨이가 이처럼 미국의 압박에 맞서, 독자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스마트폰, 통신장비 등 주력사업 전반에 큰 타격은 불가피해 보인다. 당장, 전 세계 모바일 시장을 독과점하고 있는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생태계에서 이탈하면서, 유럽, 인도, 중남미 등 세계 주요 시장에서 시장을 잃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앞서 시장조사업체 SA(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도 "화웨이가 비축한 칩셋을 모두 소진하는 2021년쯤에는 화웨이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4.3% 수준까지 폭락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화웨이가 전 세계적으로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이동통신 및 장비시장에서도 큰 타격이 우려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주요 우방국에 화웨이의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촉구하면서, 큰 논란을 사고 있다.

시장에서는 미국의 '탈화웨이 압박'과 화웨이의 독자생존 행보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대선 레이스 직전 미국이 화웨이 외에도 중국 기업들의 추가 제재를 예고하면서, '탈 중국화'는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와 관계없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돼 왔다"면서 "트럼프가 아닌 바이든이 당선돼도 중국 압박의 완화가 아니라 '탈 중국화'의 속도가 급격하냐, 완만하냐의 차이일 뿐, 결국 중국 기업들이 미국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 자립을 하는 것이 필수 불가결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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