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내년 4월 예정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필요한 사전 작업을 모두 끝내고 후보 물색 등 속도전을 예고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전 당원 투표 뒤에 숨어 비겁한 결단을 내렸다고 연일 맹공을 퍼붓고 있다.
민주당은 3일 중앙위원회의를 열고 당헌 개정안을 의결했다. 당헌 96조 2항은 원래 민주당 소속 선출직의 귀책사유로 보궐선거를 하는 경우 공천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무공천조항' 이었으나 단서조항으로 '전 당원 투표로 달리 정할 수 있다'고 변경한 것이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달 31일부터 1일까지 당헌 개정에 대한 전 당원투표를 진행해 찬성률 86.64%를 기록한 바 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이날 중앙위원회의에서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낼 것이냐 여부에 대해서는 여러 논의가 있고 비판도 있다. 저도 알고 중앙위원들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했으나 "온라인 투표로 (당원 의견을) 물은 결과, 매우 높은 투표율과 매우 높은 찬성률로 후보자를 내 유권자의 심판을 받는 것이 옳다는 판단을 내려줬다"고 당헌 개정의 불가피성을 피력했다.
당헌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한 지도부의 사과도 이어졌다. 이 대표가 전날인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원들의 뜻이 모였다고 해서 서울과 부산의 시정에 공백을 초래하고 보궐선거를 치르게 한 민주당의 잘못이 면해지는 것은 아니다. 서울·부산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사과를 드린다"면서 "피해 여성께도 거듭 사과드린다"고 했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우리의 약속을 깨는 이 상황이 너무나 면구스럽고 민망하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양 최고위원은 "민주당의 문제로 보궐선거를 하게 된 상황이 너무나 죄송스럽기는 하다. 어떤 게 책임정치인지는 이제 선거 결과로 아마 (국민이) 보여주실 것"이라며 "1300만 유권자의 권리마저 정당이 각하할 수는 없다"고 공천을 결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당헌 개정을 끝낸 민주당은 곧바로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돌입할 계획이다. 조만간 선거기획단을 구성해 후보 선정 기준과 경선규칙 등을 마련하고, 이달 중순까지 공직선거 후보자 검증위원회도 설치한다.
민주당 지도부의 연이은 사과 표명에도 야당의 반발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말하는 전 당원 투표는 '앞말을 뒤집는다'는 뜻으로 사전에 올라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주 원내대표는 이어 "민주당은 급할 때마다 전 당원 투표를 동원해 말을 뒤집었다"며 민주당이 위성 비례정당 창당에 이어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공천 여부도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한 것을 비판했다. 또, 이 대표가 전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도덕적인 후보를 찾아 세우겠다'고 말한 것을 겨냥해 "지금까지는 도덕적이지 않은 후보를 내서 이런 일이 생겼느냐. 권력형 성폭력을 조직적으로 은폐·축소하고 2·3차 가해를 서슴지 않는 게 (민주당의) 피해자 중심주의인가"라고 되물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서도 "이런 당헌 개정 절차가 대통령의 뜻에 맞는 것인지, 요건을 갖춘 것인지 답변해 달라"고 채근하기도 했다.
김은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민주당의 공천강행은 대한민국 정치사의 부끄러움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김 대변인은 "민주당은 권력에 취해 국민들도 피해 여성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며 "인권 변호사였던 대통령은 인의 장막에 숨어 아무 말이 없다. 힘없는 피해여성이 아닌 박원순 전 시장을 택한 문재인 정권은 역사에 성추행 공범으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