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가전사업에서 '영업이익 10%' 시대를 열었다. 코로나19로 억눌린 수요가 폭발했고, 여기에 TV와 의류관리기 등 비대면·위생가전 수요 확대가 실적 반전의 기폭제가 됐다. 중국의 저가 공세와 보호무역 등 여러 악재에도 프리미엄과 혁신 가전을 앞세워 'K-가전'의 위상을 높였다는 점에서 이번 실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과 LG전자 H&A(홈어플라이언스&에어솔루션)·HE(홈엔터테인먼트) 사업본부 등 가전사업 부문은 올 3분기 영업이익률 11.1%와 10.2%를 각각 달성했다. 과거 LG전자 H&A 사업부문이 영업이익률 10%를 넘긴 적은 몇 차례 있었지만, 이처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동반으로 달성한 것은 이번 분기가 처음이다.

특히 삼성전자의 영업이익(1조5600억원)은 규모와 이익률 모두 사상 최대 규모였다. 건조기, 에어드레서 등 위생가전이 실적 개선에 이바지했고,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 그랑데AI 등 프리미엄급 제품 판매 증가도 큰 역할을 했다. TV 역시 QLED 8K를 비롯해 '더 프레임TV' 등 인테리어를 강화한 제품군이 인기를 끌었다.

LG전자도 밀리지 않았다. 살림꾼 H&A사업본부가 6조1558억원의 매출과 671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영업이익률 10.9%를 달성했다. 매출은 분기 사상 최대,영업이익은 3분기 사상 가장 높은 숫자다. HE사업본부 역시 8.9%의 영업이익률로 뒤를 받쳤다.

LG전자 측은 스타일러, 건조기, 식기세척기 등 스팀 가전으로 대표되는 신가전이 실적을 견인했고, 북미와 유럽 시장의 수요 회복세에 따른 올레드·나노셀 TV의 판매 확대도 실적 성장에 이바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4분기에도 두 회사의 가전사업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로나 언택트(비대면) 수요가 당분간 이어지고, 여기에 억눌린 소비심리가 프리미엄급 선호 현상으로 연결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보호무역 등의 영향으로 삼성·LG전자가 미국 등 현지 생산거점을 확대한 점 등도 오히려 코로나19 사태에서 중국 등과의 경쟁에서 이길 수 있었던 반사이익 요인으로 꼽고 있다. 다만 오는 27일 있을 '블랙프라이데이'를 겨냥한 마케팅 경쟁 심화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물류 마비 가능성 등의 불확실성은 4분기 실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 모두 인공지능(AI)과 생활 맞춤형 아이디어 신제품을 적극 활용해 프리미엄 브랜드의 위상을 더 굳히고, 동시에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맞춤형 온라인 마케팅 강화로 수익성도 높일 것"이라며 "이 같은 가전 사업의 호조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설 방법이 혁신 뿐이라는 교훈을 준다"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삼성전자 모델들이 서울신라호텔 야외 수영장 '어번 아일랜드'에 설치된 '더 테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모델들이 서울신라호텔 야외 수영장 '어번 아일랜드'에 설치된 '더 테라스'를 선보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모델들이 LG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눈가 전용 뷰티기기 'LG 프라엘 아이케어'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모델들이 LG전자가 새롭게 선보인 눈가 전용 뷰티기기 'LG 프라엘 아이케어'를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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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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