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DNA'를 심어준 고(故) 이건희 회장이 영면한 다음날 나온 실적이어서 더욱 뜻 깊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규모인 35조원 규모의 올해 투자계획까지 내놓았다. 다음의 반세를 미리 준비하겠다는 의지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3분기 66조96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고 29일 잠정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8%, 전분기 보다 26.4% 늘어난 수치다. 종전 분기 최고치인 2017년 4분기(65조9800억원)을 뛰어넘는 역대 최대 실적이다.
영업이익(12조3500억원)도 2018년 4분기(10조8000억원) 이후 7분기 만에 10조원대를 회복했다. 전년 동기보다 58.8%, 전 분기보다 51.6% 각각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18.44%로 최근 2년(2018년 4분기 18.2%) 가운데 가장 높았다.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실적을 개선했다. IM(IT·모바일)과 CE(소비자가전) 부문이 최근 3년 동안 가장 높은 매출을 기록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견인했다. 반도체는 메모리 초호황기가 끝날 무렵이었던 2018년 3분기(24조7700억원) 이후 가장 높은 매출을 거뒀다.
특히 CE부문의 경우 1조5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규모와 영업이익률(11.1%) 모두 분기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이 2조61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한 분기 만에 작년의 60%에 해당하는 이익을 거둔 셈이다.
이 밖에도 IM부문은 13분기(2014년 1분기 6조4300억원) 만에 가장 높은 4조45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반도체는 메모리 시황 악화에도 29.5%의 영업이익률로 견조함을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올 3분기 시설투자로 8조4000억원을 집행했고, 이에 따라 올해 전체 시설투자는 작년보다 30.9% 늘어난 35조2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공격적인 투자는 "불황일 수록 기회는 많다"고 한 이건희 회장의 말처럼,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신성장 사업을 키워내겠다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뿐 아니라 삼성전기와 삼성SDI 등도 이미 3분기 '깜짝 실적'을 기록하며 고인의 뜻을 기렸다. 삼성전기와 삼성SDI는 전년 동기보다 영업이익이 각각 59.9%, 61.6% 늘었다. 한편 이건희 회장은 4일 동안 가족장을 치룬 뒤 지난 28일 수원에 있는 가족 선산에서 영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