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진이 실리콘과 질화규소를 이용해 개발한 '광집적회로' 칩 모습으로, 상온에서 양자 인터넷을 구현할 수 있다. ETRI 제공
국내 연구진이 차세대 인터넷 기술로 주목받고 있는 '양자 인터넷'을 상온에서 구현할 수 있는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실리콘과 질화규소를 이용해 양자 인터넷 구현에 필요한 광원소자와 광집적회로를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양자 인터넷은 광자의 양자 중첩과 양자 얽힘 등의 양자역학 현상을 활용해 양자 데이터를 전달하는 새로운 인터넷 기술이다. 기존 인터넷보다 데이터 전송 보안성이 뛰어나고, 계산 능력도 우수해 차세대 정보통신 인프라 기술로 꼽힌다.
양자 정보는 0 혹은 1 상태가 확정되지 않은 큐비트를 'CNOT' 등의 양자 게이트를 활용해 연산을 수행한다.
연구팀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덜 받아 상온에서 작동할 수 있고, 작은 크기로 집적하기 쉬운 '양자광학 방식'을 적용해 광자 쌍(빛의 최소 단위인 광자 2개가 '양자 얽힘' 상태로 존재하는 형태)을 만드는 양자광원 소자를 개발했다. 양자 데이터를 전달하려면 빛의 최소 단위이자 큐비트 역할을 하는 빛 알갱이인 '광자'를 한 개씩 만들어야 한다.
이 양자광원 소자는 양자 얽힘 상태에 있는 광자 쌍을 1대 700 비율로 만들어 내는 데,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이라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어 광전송 특성이 좋은 실리콘과 질화규소를 광도파로(빛이 지나가는 길)로 활용해 광집적회로를 만들었다.
특히 광집적회로를 활용하면 양자정보처리 연산 중 하나인 'CNOT 양자 게이트'를 구현할 수 있고, 이 회로로 만든 게이트를 작동한 결과, 최대 81%의 신뢰도를 기록했다.
주정진 ETRI 양자광학연구실장은 "양자 인터넷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인 얽힘 광자 쌍과 양자 프로세서 칩 개발에 한 발짝 다가서는 연구결과라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양자광원 소자의 광자 쌍 생성비율을 개선하고, 광도파로의 전파 손실을 낮춰 게이트 신뢰도를 99% 이상으로 높이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TRI 연구진이 상온에서 동작하는 양자 프로세서 동작 장비를 이용해 양자 게이트를 연구하고 있다. ETRI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