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정부가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인하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전날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90%까지 끌어올린다고 발표한 뒤 집을 한 채만 보유한 실수요자들에게까지 '세금 폭탄'이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커지자 급하게 진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상황에서 표심을 의식한 마구잡이식 재산세 인하는 형평성 논란만 불러올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28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직 주택 가격 등 구체적인 기준이 정해지지 않았다며 예상되는 시나리오 언급 자체를 조심스러워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부동산 전문가는 "서울의 경우 호당 평균 거래가격이 8억9000만원은 된다"며 "가액 수준도 중요하긴 한데 장기보유 1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또는 고령층의 주택보유 등 다양한 부분이 검토되어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중저가 1주택자에 대한 재산세 인하는 담세력(조세부담능력) 차원에서 해주는 게 맞다"면서도 "아직 공시가 기준을 6억원으로 할 지 구체적인 기준에 대해서는 사회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공시가 기준을 9억원으로 하게 되면 강남뿐만 아니라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까지 포함되는데, 이들 지역의 1주택자들에 대해 재산세를 깎아줘야 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사회적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 논의부터 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세 문제가 너무 정치적으로 논의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이 표심에 따라서 어느 지역은 마구잡이로 재산세를 인하해주고 어느 지역은 마구잡이로 증세하면 은퇴고령자들을 중심으로 조세 저항에 부딪힐 것"이라고 덧붙였다.부동산 커뮤니티에서는 1주택자 재산세 인하 발표를 두고 벌써 말이 많다. 부동산스터디 네이버 카페의 한 누리꾼은 "공시지가가 부담스러운거지 재산세 자체는 9억원 미만도 큰 금액이 아니다"라며 "공시지가로 연결되는 보험료, 국가장학금, 기초노령연금 등 모든 부담이 배 이상으로 늘고 속도도 빨라져 결국 없는 사람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도시마다 지역마다 기본 평단가격자체가 다른데 무슨 기준으로 일률적으로 9억원 이하라는 기준을 둔 건지 이해가 안 된다"며 "아무것도 없이 딸랑 10억원짜리 집 한 채 있는 사람과 집은 없는데 30억원 짜리 전세 사는 사람 중 누가 서민층이고 누가 부유층이냐"고 지적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정부의 공시가격 인상 발표 하루만에 규탄하는 글이 올라왔다. 청원자는 "공시지가를 상향하려거든 대출 비중을 한 번 파악하기 바란다"며 "내 집이 10억원인데, 안정적 주거 생활 위해 5억원을 대출받아서 뼈 빠지게 대출 갚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공시지가는 비정성적으로 반영·상향됐다"며 "공시지가 90프로 선, 이 정책 또한 국민 재산 몰수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대출 없는 소유주택은 70대 이상 소유주 주택뿐, 3040세대는 모두 은행 이자 내기 바쁘다"며 "주택자금 대출로 이자 받아 가는 은행이 40% 지분을 갖고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