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을땐 18兆 상속 법정비율대로
지분율 적어 큰 흔들림 없을 듯

삼성그룹의 승계와 지배구조에 대해 언급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유언이 나올 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 회장은 지난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으로 갑자기 쓰러진 뒤 6년 넘게 병상에서 의식이 없었다.

때문에 이 회장이 유언장을 남겼는지에 대해서는 추측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갑작스레 쓰러졌던 만큼 유언을 남길 수 없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이 회장이 일찍이 유언장을 작성해뒀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후 경영권 분쟁 소지를 줄이기 위해 유산 상속에 대한 기본 방침을 남겨뒀을 수 있다는 뜻이다. 과거 이 회장이 유언장 부재에 따른 갈등을 자신의 형제들과 겪었던 만큼, 미리 유언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이 회장은 부친인 이병철 선대회장의 재산 상속을 둘러싸고 형인 이맹희 전 CJ 명예회장과 법적 분쟁을 벌였는데, 당시 양측 모두 "유언장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아들 이재용 부회장이 2017년 12월 27일 국정농단 사건 재판에서 이 회장의 유언장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재판에서 검찰은 '이 회장 유고 시 삼성생명 등 주요 계열사 지분을 상속받는 피고인(이 부회장)이 그룹 대주주 지위를 차지하는 구조가 맞냐'고 질문했는데, 이 부회장은 "회장님의 유언장 내용이 정확히 어떻게 돼 있는지, 지분이 어떻게 될 것인지는 제가 말할 사항이 아니다"고 답했다.

아울러 삼성은 이미 오래 전부터 이재용 부회장이 지배하는 체제를 완성했기 때문에 명시적 유언장이 없어도 이 부회장 승계로 '교통정리'가 돼있을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이 회장이 보유한 삼성 주식 가치는 18조2000억원 상당이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0.7%), 삼성물산(17.33%), 삼성생명(0.06%), 삼성SDS(9.2%), 삼성화재(0.09%) 등 약 7조1715억원 상당을 가졌다.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은 각각 삼성물산 5.55%, 삼성SDS 3.9%를 보유해 평가액도 약 1조6082억원으로 같다.

유언장이 없다면 상속은 법정 비율대로 이뤄진다.

홍 전 관장이 33.33%, 이재용 부회장과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이 각각 22.22%씩 상속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홍 전 관장이 삼성전자, 삼성생명의 개인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기 때문에 홍 전 관장이 지배구조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수 있다.

다만 홍 전 관장이 가장 많이 상속하더라도 삼성전자 지분율이 0.91%에 그치고,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이사장도 이 부회장에 비하면 지분율이 적어 이 부회장 중심의 지배구조가 크게 흔들리지는 않을 것으로 재계는 전망한다.

아울러 재산 사회 환원, 삼남매의 계열 분리 등에 대해서도 이 회장이 유언을 남겼을지 관심거리다.

김위수기자 withsu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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