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43번, 위기 28번 언급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내년부터 경제를 정상적인 성장궤도로 올려놓기 위해 본격적인 경제활력 조치를 가동해야 한다"고 '경제활력'에 방점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연설 중 '경제'를 43번,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28번 언급했다.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를 활성화하려면 확장적 재정이 불가피함을 피력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가진 내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내년도 예산을 국난극복과 선도국가로 가기 위한 의지를 담아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했다"며 "본 예산 기준으로는 8.5% 늘린 확장 예산이지만, 추가경정예산까지 포함한 기준으로는 0.2% 늘어난 것으로, 중장기적인 재정 건전성도 함께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야당에서 재정건전성 악화 등을 이유로 예산 삭감 등을 주장하고 있는 것을 고려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뼈를 깎는 지출구조조정을 병행해, 재정 건전성을 지켜나가는 노력을 결코 소홀히 하지 않겠다"고 부연했다.

◇일자리가 최우선=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지난해 일자리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였지만, 올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다시 큰 타격을 받았다"면서 "내년에도 일자리는 가장 큰 민생 현안이면서, 경제회복의 출발점"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고용유지 지원금' 등으로 46만 명의 일자리를 지키고, 청년, 중장년,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으로 민간 일자리 57만 개를 창출하겠다"며 "노인, 장애인 등 고용 취약계층에 대해서는 정부가 직접 일자리 103만 개를 제공해 코로나로 인한 고용 충격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문 대통령이 소개한 일자리는 정부주도형 공공일자리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코로나19 위기극복에 필요한 단기적 일자리 증대 효과는 기대할 수 있으나 지속가능한 일자리 창출 효과는 불투명하다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정부의 투자는 민간 일자리 창출의 마중물이다. 기업들도 일자리 유지와 창출에 힘을 모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국판 뉴딜에 집중 투자=문 대통령은 "어려울 때일수록 미래를 봐야 한다"며 한국판 뉴딜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재조명했다. 내년도 예산안에는 한국판 뉴딜 예산으로 국비 21조3000억원을 포함해 32조5000억원이 편성돼 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로 36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내년도 한국판 뉴딜의 핵심 사업으로 △데이터댐 구축 △비대면 산업 육성 △그린뉴딜 등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데이터 수집, 가공, 활용을 위한 '데이터댐' 구축, 교육, 의료 등의 비대면 산업 육성에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그린 뉴딜'에는 8조 원을 투자한다. 2050년 탄소 중립을 목표로 나아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한국판 뉴딜'은 사람 중심의 발전전략"이라며 "'한국판 뉴딜'의 토대인 안전망 강화와 인재 양성에 5조4천억 원을 투자한다. 특수형태 노동자 등에 대한 고용보험 지원을 확대하고,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 등 고용·사회안전망 확충에 4조7000억원을 투자한다"고 했다.

지역균형뉴딜과 관련해서도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지역균형 뉴딜'은 지금까지 추진한 국가균형발전 정책에 더욱 힘을 불어넣고, 질을 높여줄 것"이라고 주목도를 높였다. 미래성장동력 산업인 시스템 반도체, 미래차, 바이오 헬스 등 3대 신산업에 4조원을 투자하고,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반인 데이터, 네트워크, 인공지능 분야에 3조1000억원, 혁신 생태계 기반 조성에 29조60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잇따른 대북악재에 톤 낮아진 남북평화=문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도 변함없이 '남북평화' 기조를 유지했다. 다만 예전과 비교해 강한 안보를 전제하는 등 강도가 다소 낮아진 듯한 인상을 풍겼다. 문 대통령은 먼저 "강한 안보가 평화의 기반이 된다는 것은 변함없는 정부의 철학"이라며 "한반도 평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국가안보의 최후 보루인 국방 투자를 더욱 늘려 국방예산을 52조9000억원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남북평화보다 먼저 강한안보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 3년 반의 시간은 한반도에서 전쟁의 위협을 제거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바꾸어가는 도전의 시간이었다"며 "많은 진전이 있었지만, 다시 대화가 중단되고, 최근 서해에서의 우리 국민 사망으로 국민들의 걱정이 크실 것이다. 투명하게 사실을 밝히고 정부의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최근 불거진 대북 악재를 인지했다. 다만 "한편으로 평화체제의 절실함을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남과 북이 생명·안전공동체로 공존의 길을 찾길 소망한다"고 남북대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1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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