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국민연금이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계획에 반대의사를 밝힌 가운데 LG화학이 관련 주주총회를 이틀 앞두고 찬성표 확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일단 통과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분사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과 배당 확대 등을 노리는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LG화학 내부에는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전담팀을 꾸려 배터리 사업 분사에 대한 주주들 문의에 대응하고 있으며 필요한 경우 투자자들을 직접 만나 설득하는 등 주주총회 준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오는 30일 임시주총을 열고 세계 1위 배터리 사업을 분사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업계에서는 ISS(국제의결권자문기구)나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분사에 찬성하고 있는 만큼, 10%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이 미칠 영향이 그리 크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공개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임시주총(30일)까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 외국인 투자자 대부분이 이미 찬성을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미 상당수를 확보해 안건 통과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국민연금이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국민연금이 의결권 자문사의 반대에도 찬성 의견을 냈다가 논란에 휘말린 점과, 국민연금의 경영 개입을 강화하겠다는 정부여당의 입법 드라이브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분사에 반대하는 소액주주들이 뭉치고 일부 외국인 투자자들의 이탈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LG화학은 국민연금의 반대 이후 이어지는 투자자들의 문의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며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LG화학이 배터리 분사를 의결하기 위해서는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전체 주식의 3분의 1 이상 찬성해야 한다. 통상 LG화학 주총에는 60~80% 가량의 주주들이 참석한다. 최대 수치인 80%가 주총에 참석한다고 가정하면 3분의 2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지분은 53.3%에 달한다. 단 전자투표가 도입됨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참여가 활발해져 주총 참여율이 평상시보다 높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데, 이 경우 더 많은 찬성 지분이 필요하다.
최대주주인 ㈜LG가 들고 있는 LG화학의 주식은 전체의 약 30%다. 23.3% 이상의 추가 찬성표가 필요한 셈이다. ㈜LG의 지분을 제외하면 나머지 10%를 국민연금이, 40%를 외국인 투자자들이, 12%를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8%를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보유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요 캐스팅 보트로 꼽힌다.
현재 ISS 및 한국기업지배연구원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은 대부분 LG화학의 배터리 사업 분사에 대해 찬성의견을 냈다. 국내 의결권 자문사 중 서스틴베스트 정도만 분사 반대 의견을 표현했다.
LG화학 측은 "국내외 의결권 자문사들이 대부분 찬성한 사안인데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을 내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며 "이번 분할은 배터리 사업을 세계 최고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육성해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것으로 주주총회때까지 더욱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김위수기자 withsu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