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계 인사들의 방문이 몰렸던 26일과 달리 이날 이건희 회장의 빈소에는 정·재계는 물론, 금융계·예술계·체육계·IT업계 등 각 업계를 대표하는 인물들이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이건희 회장에 대해 위대한 기업인이라고 평가하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가장 먼저 장례식장을 찾은 것은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전산(田山) 김주원 종법사였다. 오전 9시경 장례식장에 방문한 전산 종법사는 영정 앞에서 이건희 회장을 위한 법문을 직접 읽었다.
이어 오전 9시 47분경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이 도착했고, SK그룹 총수 일가의 최철원 전 마이트앤메인(M&M) 대표와 구자열 LS그룹 회장도 장례식장을 방문했다. 최 전 대표는 "대한민국 정부가 국민장으로 장례 치러주는게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과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겸 GS그룹 명예회장도 오후 중 빈소를 찾았다. 최 회장은 "고인은 탁월한 창의력, 혁신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의 르네상스를 이끄신 분"이라며 "오늘날의 우리 경영인들에게 주신 가르침이 아주 많으신 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각규 전 롯데지주 부회장과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26일에 이어 이날도 장례식장을 찾았다. 황 전 부회장은 "위대한 업적을 남기신 분이고, 요즘 같은 경제 환경서 세계 경영을 했던 분이라 생각한다"며 "많은 나라에 다니시며 여러 가지 경험을 하고, 또 그런 과정에서 대한민국 경제를 어떻게 하면 잘 일굴 것인가에 대해 좋은 지표도 많이 말씀해주셨고 몸소 실천해주셨다"고 고인을 회상했다. 조 회장도 "고인이 매우 따뜻하신 분이었다"고 말하며 고인을 추도했다. 지난 26일에는 개인적 친분에 따라 조문을 왔고, 이날은 그룹 차원에서 공식 조문을 온 것으로 알려졌다.
예술·체육계에서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백건우,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김정행 전 대한체육회장, 배우 윤여정 등이 빈소를 방문했다.
백건우와 정경화는 각각 2000년, 2011년 이건희 회장이 부친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을 기리며 만든 호암상 예술상을 수상했다.
정경화는 "(고인은) 국제 어디 나가서도 '내가 한국인이다'라는 자신감을 줬다"고 말했고, 백건우는 "아버님을 잃은 것 같다"며 눈물을 보였다.
금융계에서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부회장 등이 조문을 왔다. 윤종규 회장은 "고인은 통찰력과 예지력, 실행력을 함께 갖추진 지혜로운 경영자였다"며 "(유가족에게)아쉽다는 말씀과 위로의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게임업계 인사로는 처음으로 빈소에 방문했다. 김 대표는 "직접적 인연은 없지만 자제 분들과 굉장히 친구처럼 지내고 있다"며 "(고인은)오늘날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삼성의 역할은 다들 아실텐데, 그 중심에 고인이 계셨다"고 말했다.
지난 26일과 마찬가지로 정치인들의 방문도 이어졌다. 지난 26일에 이어 이날도 빈소를 찾은 심재철 전 국회부의장은 "워낙 사람이 많이 밀려 어제 문상을 못했다"며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이 쓰러져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고인은) 교육, 특히 대학에 관심이 많으셨다"며 "제가 서울대학교 총장을 할 때 천문학적인 지원을 해주셨다"고 고인에 대해 회상했다. 원유철 전 미래한국당(현 국민의힘) 대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업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과 권노갑 이사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등도 빈소를 방문했다.
국회의원 시절 '삼성 저격수'로 이름을 날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도 조문을 왔다. 박 장관은 "30여년 전에 대한민국의 먹거리를 반도체로 선택했다는 통찰력, 그 통찰력이 결국 오늘날의 글로벌 삼성을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재별개혁이 삼성의 경쟁력, 특히 글로벌 경쟁력을 지속하는데 앞으로도 많은 힘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