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왼쪽 세 번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7일 경기도 성남시 엔씨소프트를 방문, 김택진(왼쪽 첫 번째) 대표의 설명을 듣고 있다. 성남=연합뉴스
엔씨·국민의힘 정책간담회
"단순한 게임 산업이 아니다. AI(인공지능) 중심의 새로운 게임 산업이 열린다."
27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 엔씨소프트 본사에서 열린 '미래산업 선도 기업 현장 방문 및 정책 간담회'에서는 우리 게임산업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이 논의됐다.
청사진 마련을 위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와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머리를 맞댔다.
엔씨소프트의 김 대표는 "게임산업은 '디지털 액터(배우)'를 만드는 산업"이라며 "디지털 액터 기술은 로봇이 온갖 제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가능하게 한 것처럼 쌓아 올려질 것"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에 국민의힘 김 비대위원장은 "엔씨소프트에서 게임만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인공지능) 산업에 대해서 집중적인 연구를 하고 있다고 들었다. 우리나라 산업발전을 위해서 좋은 소식이 아닌가 싶다"고 맞받아쳤다.
◇엔씨·국민의힘 'AI 디지털액터' 창조 위한 논의=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4차 산업과 발전 방향과 관련해 정부 및 업계가 고민하고 있다"며 "4차 산업과 관련해 AI 기술이 주를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미래산업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엔씨소프트를 방문했다"고 말했다. 이어 조명희 미래특위위원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비대면 대표분야인 게임에 대한 관심이 있지만, 최근 게임 산업은 주변 여러 환경과 미국, 중국의 약진에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며 "엔씨소프트가 게임 산업의 현주소와 발전 방향에 대해 얘기해주면 국가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나가도록 법과 제도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는 "게임 산업이 미래 산업의 육성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목적에 부합한다"면서 "특히 인간처럼 표정 짓고 연기할 수 있는 디지털 액터 기술은 미래 문화산업의 발전을 이끌어나갈 것"이라며 "게임산업이 미래 기술에 대한 도전과 과감한 투자로 향후 디지털 미래 산업과 좋은 일자리 창출에 선도적 역할을 하는 동력이 될 수 있도록 관심과 격려 바란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의힘 쪽에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조명희 미래산업일자리특별위원회 위원장,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비서실장, 김은혜 국회의원 등이, 엔씨소프트에서는 김택진 대표, 정진수 부사장, 이재준 AI센터장, 안용균 커뮤니케이션 센터장 등이 참석했다.
◇제도 개선 나오나= 이날 간담회는 국민의힘 미래산업일자리특별위원회가 주도했다. 간담회에서는 게임산업 발전을 위한 제도적 지원장치 마련에 대한 논의도 진행돼 주목을 받았다. 현재 업계에서는 게임산업이 AI를 중심으로 한 진정한 미래 산업으로 비상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우리 게임업체들에 대한 만리장성 정책을 계속하고 있어 이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도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어진 비공개 자유토론에서도 AI 산업발전을 위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위원장은 간담회에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엔씨소프트가 최근에 인공지능 관련해서 나름대로의 전문가를 양성한다고 들었다. (토론에서는) AI산업이 우리나라 산업의 어떻게 도움이 될 것인가 또는 일자리와 관련해서 우리나라 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등과 관련해서 논의했다"고 말했다.
비공개 자유토론에서는 업계의 다양한 현안과 업체들의 희망사항이 전달 됐을 것이라고 엔씨소프트 관계자들은 귀띔했다. 이에 호응하듯 엔씨소프트의 김 대표는 "과감한 투자로 좋은 일자리 창출에 있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 직후 김은혜 의원은 "중국 판호 문제는 오늘 주제 상 나오지 않았다"면서 "게임업계가 겉으로 보이는 것과는 달리, AI나 빅데이터 등 미래산업을 짊어지고 있는 산업이라 어떻게 하면 정치권에서 도와줄 수 있는지, 일자리는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는지 등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게임산업, 수출 효자 노릇 톡톡= 언택트 시대, 게임시장은 국내 대표 디지털 사업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펴낸 '2019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콘텐츠 산업의 수출액은 103억9229만달러(12조3713억원)을 기록해 전년도 96억1503만달러(11조4755억원) 대비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게임수출이 전체 콘텐츠 수출액의 67.2% 비중을 차지하면서 수출효자 산업의 노릇을 톡톡히 해왔다. 전년도 64억1150만 달러(7조6502억원)와 비교해서도 9.0% 증가한 수치다. 이는 지난해 국내 경제성장률이 전년대비 2.0% 증가했고, 지난 5년간 전 산업 매출액 연평균이 3.8% 성장한 수치와 비교하면 주목할 만한 성과다. 이날 조명희 의원도 "국내 전체 콘텐츠 산업의 수출액 중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67%에 이를 정도로 국가 경쟁력에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현장방문을 통해 4차 산업혁명과 포스트 코로나에 시대에 전개될 게임산업의 사회적 변화를 예측하고,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한 규제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