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전문가들은 올해 3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9% 성장한 것과 관련해 "큰 폭의 상승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앞선 2분기 역대 최악의 저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나 '코로나 특수'에 힘입은 일시적인 반등이라는 것이다. 이에 4분기 경기도 낙관적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27일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디지털타임스와의 통화에서 "지난 2분기 성장률이 워낙 빠졌기 때문에 3분기 다소 상승이 있긴 하지만 큰 폭의 상승으로 보기는 힘들다"며 "3분기 성장률을 지난해 동기와 비교했을 때 마이너스(-) 1.3%라는 점에서 현재의 어려운 상황이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특히 소비지표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일부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결국은 2분기 때 씀씀이가 커진 정부의 재정이 악화하면서 다시 어려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수출지표는 일부 품목을 중심으로 개선되고는 있지만, 전체 수출 여건이 나아졌다고 보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우형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성장률을 두고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이나 코로나19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했다. 홍 교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제재 이후 중국 기업인 화웨이는 반도체 사재기에 나섰다"며 "덕분에 SK하이닉스 같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반도체 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자동차의 경우도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기업 중 하나"라며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보다는 나았던 편에 속하다 보니 일시적으로 경제가 약진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3분기에 경제성장률이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은 사실 예상됐던 결과"라면서 "중국의 3분기 성장률이 4.9%로 나왔고, 미국은 30%대를 기록할 것이란 예상치가 나오는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1.9%를 기록했다고 정부가 자화자찬만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노력한 만큼 성과가 나오지 않아서 어떻게 보완을 할지에 대해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4분기 경제를 낙관적으로 보기 힘든 이유로 코로나19 재확산이나 대외 불확실성을 꼽았다.

성태윤 교수는 "4분기 정부에서 대규모 재정사업을 기획하고 있어 일부 효과가 나타날 수 있지만, 전반적인 여건이나 상황 자체가 큰 폭으로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재확산 여부가 가장 큰 문제"라며 "우리나라뿐 아니라 다른 나라의 코로나19 상황도 중요하다고 봐야 한다"고 예측했다.

홍우형 교수는 "3분기만 하더라도 수출은 증가했지만, 소비는 증가하지 않았다"며 "이른바 '화웨이 사재기' 현상이 끝나고 나면 4분기에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가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태기 교수는 "친환경차나 반도체 산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 산업이 회복되고 있는 추세"라면서 "'K-방역'과 관련된 방역·의료 분야 중소기업들이 코로나19를 계기로 물을 만난 상황이다. 정부가 이들 중소기업이 코로나19를 발판 삼아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동준·은진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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