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1.3만건서 1.8만건으로 올해 벌써 1.4만건, 22.8% 차지 비강남권 중심… 풍선효과 지적 당분간 가격 강보합 유지할 듯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서울에서 10억원 이상 고가 아파트 거래가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0억원 이상 고가아파트 거래는 대출 규제와 보유세 강화 등 '핀셋 규제'가 가해진 강남권보다는 비강남권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규제의 '풍선효과'라는 지적이다.
직방은 2016년 이후 공개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19일 내놨다.
2016년 8583건이던 10억원 이상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문재인 정부 출범 시기인 2017년 1만3206건으로 1년 만에 54%(4623건)나 급증했고, 2019년에는 1만8419건으로 3년 새 9836건(115%) 이상 불어났다. 올해도 현재까지 1만4142건이 거래됐다. 거래 비중으로 따지면 2016년 7.8%, 2017년 12.6%, 2018년 14%, 2019년 24.6% 등으로 매년 가파르게 증가했으며 올해도 현재 22.8%를 기록 중이다.
서울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2016년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비중이 1.9%였던 성동구는 4년 새 무려 53%까지 급등했다. 마포구가 같은 기간 3.3%에서 41.5%로 늘어 2번째로 거래 비중이 크게 늘었고 동작구도 2017년 0.3%에서 올해 36.7%까지 가파르게 증가했다. 이외에 외곽지역인 서남부(금천·관악·구로)와 동북권(노원·도봉·강북)에서도 2016년에는 전혀 없었던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가 4년 새 꾸준히 늘었다.
10억원대 아파트가 급증하는 사이 거래면적은 작아졌다. 2016년까지 10억원 이상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전용면적은 123㎡였으나 올해 98.28㎡로 평균 100㎡ 선이 깨졌다. 서울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10억원 거래 비중이 높은 성동구의 경우 2016년 전용 154㎡에서 올해 87㎡로 주택면적이 절반 가까이 낮아졌다. 서대문구의 경우도 2016년에는 200㎡는 되어야 10억원 거래가 됐는데, 현재는 전용 90㎡만 되어도 10억원대 거래가 이뤄졌다. 이에 대해 직방은 "이제는 10억원이라는 가격이 고가아파트나 대형아파트가 아닌 서울의 평균 아파트 가격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비강남권에서 10억원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동안 강남권은 정부의 '핀셋 규제'로 10억원대 거래 비중이 감소했다. 강남구의 경우 2017년 7264건에 달했던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 건수가 올해 현재 2451건으로 3분의 1수준으로 급감했다. 서초구도 2017년 5224건이었던 10억원 이상 아파트 거래량이 올해 현재 2090건으로 60% 가까이 감소했다.
부동산 업계는 정부의 규제를 피할 수 있는 데다, 같은 가격이면 강남권보다 훨씬 넓은 면적의 주택을 살 수 있는 비강남권으로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분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출규제, 보유세 강화, 재건축 사업의 부진 등으로 고가주택이 밀집한 강남·서초 지역은 예년에 비해 거래량이 감소했지만, 한강변의 신축이 증가한 준강남권지역은 강남권과의 '키 맞추기'와 신축 이점이 반영되며 가격이 상향평준화됐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10억원 이상 고가 거래의 숨 고르기와 관망세가 나타날 수는 있지만 서울 고가 새 아파트는 전매 규제와 정비사업의 속도 둔화로 희소성이 높아질 전망이라 당분간 가격은 강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강남권은 20억원 이상 아파트들이 많은 반면 비강남권은 같은 평면의 경우 10억∼12억원 수준이다 보니, 실수요들이 '넘사벽'인 강남보다 비강남권으로 많이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억원 이상 아파트들은 대출 문제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많은 비강남권에서는 거래량과 아파트값이 보합에 머무를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