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승진에 재계 관심 주목
사실상 총수, 타그룹과 상황 달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삼성전자 제공

[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회장 자리에 오르면서 재계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언제 회장으로 승진할 것인지에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입원 중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회복 여부와 사법리스크 등 대내·외 악재 등 당면한 현안이 산적해 회장 승진 여부는 후순위로 밀려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지난 5월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경영능력을 검증 받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만큼 일정 수준 현안을 해결한 이후에야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1970년생인 정의선 부회장의 회장 승진으로 현재 주요 그룹은 40·50대의 '젊은 총수'들이 전면에 나서는 모양새다. 하지만 4대 그룹중 유일하게 이재용 부회장만 아직까지 회장이 아닌 '부회장' 타이틀을 달고 있다.

1960년생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일찌감치 1998년부터 회장 자리를 맡고 있고, 4대 그룹 총수 중 가장 젊은 LG그룹의 구광모 회장은 1978년생으로 2018년 구본무 회장 타계 이후 총수 자리에 올랐다.

이재용 부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은 수년 전부터 사실상 그룹을 대표하는 총수직을 수행하면서도 각각 부친인 이건희 회장과 정몽구 회장이 생존해 있다 보니 부회장 자리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이재용 부회장보다 두 살 어린 정의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하면서 이 부회장만 '부회장'으로 남게 됐다.

올해 52세가 된 이재용 부회장은 2012년 12월 44세의 나이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본격적으로 경영 행보를 확대했다. 특히 2014년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넘도록 삼성의 총수 역할을 수행하며 글로벌 경영인으로 거듭났다.

이 때문에 재계 일부에서는 이 부회장이 와병중인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지난 6년간 보여준 성과와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회장 취임이 멀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건희 회장도 이미 1987년 12월, 지금의 이 부회장보다 7살 어린 45세의 나이에 회장 자리에 올랐기 때문이다.그러나 삼성에서는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 시기는 알 수 없고, 그와 관련해 거론된 바도 없다"는 입장이다. 재계는 삼성의 경우 이건희 회장이 병상에 있지만 비교적 건강한 상태에서 자가 호흡을 하고 있고, 여전히 이 회장의 쾌유를 바라고 있어 상속 또는 부친의 의지에 따라 아들에게 회장 자리를 넘겨준 타 그룹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국정농단 사건 이후 4년째 이어지고 있는 사법리스크를 회장 승진을 막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이 부회장은 2016년 11월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게이트로 특검에 소환되며 삼성 총수 가운데 처음으로 구속되기도 하는 등 험난한 기업인의 길을 걷고 있다. 최근에는 삼성물산 합병 관련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또 다시 기소된 상황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실질적인 총수 역할을 하고 있지만, 승계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은 채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경우여서 회장 자리에 오르는 것이 아들로서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것 같다"며 "굳이 회장 타이틀을 달지 않아도 대내외에서 이미 이 부회장을 사실상의 총수로 생각하고 있고, 사법리스크 등 상황을 볼 때 굳이 무리해서 회장을 달아야 할 필요를 못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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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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