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단 구체적 역할을 문건에 담아
채동욱 측 "금시초문", "물류단지 언급 안해" 반박

옵티머스자산운용의 '펀드 사기' 수사가 전직 고위 경제관료 출신과 법조인들을 향하고 있다. 이들이 옵티머스 고문으로 활동하면서 사실상 로비 창구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9일 법조계와 업계에 따르면 옵티머스의 고문단에는 참여정부 시절 경제부총리를 지낸 이헌재 여시재 이사장과 채동욱 전 검찰총장, 양호 전 나라은행장, 김진훈 전 군인공제회 이사장 등이 참여했다.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가 지난 5월 10일 작성한 것으로 알려진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는 이들 고문이 회사 운영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다.

양호 전 행장은 옵티머스가 2017년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적기 시정조치 적용 유예' 결정을 받는 과정에서 중개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옵티머스는 적자 누적 등으로 자본 총계가 최소 영업자본액에 미달해 적기 시정조치를 받을 위기에 몰렸지만, 자본금 확충 방안을 마련해 유예 결정을 받은 바 있다.

문건에 따르면 양 전 행장은 옵티머스의 공공기관 매출채권 딜 소싱(Deal Sourcing·투자처 발굴)을 도와주도록 당시 골든브릿지투자증권(상상인 증권) 유모 투자센터장과 이모 대부업체 대표를 김 대표에게 소개하고, 이듬해 김 대표가 이혁진 전 옵티머스 대표와 법적 분쟁을 겪자 이에 대응할 수 있도록 법무법인 대륙아주의 이규철 변호사를 소개했다고 적혀 있다.

이 전 총리는 2018년 옵티머스가 투자한 성지건설의 매출채권 일부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 서울남부지검에 수사의뢰되자 법무법인 서평의 채동욱 전 총장을 소개한 것으로 나와있다. 이후 법무법인 서평이 매출채권 검토를 담당하다가 비용문제 등을 고려해 채 전 총장이 지정한 법무법인 한송이 매출채권 확인절차를 진행했다고 문건에 기록돼 있다.

아울러 옵티머스 자금이 흘러들어간 경기도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 채 전 총장이 지난 5월 이재명 경기지사를 면담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채 전 총장이 속한 법무법인 서평은 입장문을 통해 "당 법인이 매출채권 검토를 맡았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며, 한송이란 법무법인을 전혀 알지도 못한다"고 반박했다.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해선 "5월경 몇몇 분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해당 단체장을 처음으로 만난 적은 있지만, 물류단지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나 인허가 등에 관해서는 그 어떤 말을 꺼낸 사실조차 없다"고 밝혔다.

법무법인 서평은 옵티머스 사건이 터진 직후인 지난 6월 자문계약을 해지했다.

해당 문건을 확보한 검찰은 옵티머스 관련자들을 상대로 문건의 진위를 확인할 예정이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옵티머스자산운용  <사진=연합뉴스>
옵티머스자산운용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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