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검색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서비스를 우대했다며 네이버 쇼핑과 동영상에 26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자, 네이버는 "이용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통상적 조치"라며 즉각 반발했다. 네이버 측은 "충분한 고민 없이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결정을 내린 것에 매우 유감"이라며 "공정위 결정에 불복해 법원에서 부당함을 다툴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검색 알고리즘을 인위적으로 바꿔왔다는 점은 사실로 밝혀지면서 네이버가 운영하는 각종 서비스의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6일 공정위에 따르면 네이버는 2012년부터 2015년 사이 자사가 운영하는 쇼핑 서비스에서 총 다섯 차례 알고리즘을 변경했다.
△경쟁 오픈마켓 랭킹 가중치 하향 조정 △자사 오픈마켓 노출비중 보장 및 확대 △자사 오픈마켓 판매지수 가중치 부여 △'동일몰 로직' 도입 △자사 오픈마켓 노출제한 완화 등의 방법으로 변경했다고 공정위 측은 설명했다.
특히 2015년 6월 '네이버페이'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관련 임원이 자사 오픈마켓 상품을 이용자에 더 노출하기 위해 내부적으로 이메일을 주고받은 정황도 나왔다. 송상민 공정위 시장감시국장은 "온라인 쇼핑에서 검색 결과가 적어도 수천 개씩 뜬다"며 "검색 상단에 뜨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알고리즘을 변경한 이후 자사 상품 노출 비중이 실질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을 이번 제재 근거로 들었다. 실제 2015년 3월 네이버 쇼핑 내 자사 오픈마켓 노출 점유율은 12.68%였지만, 2018년 3월에는 26.20%로 올랐다. 시장점유율도 2015년 4.97%에서 2018년 21.08%로 뛰었다. 반면 경쟁 오픈마켓의 노출점유율은 1.37%포인트(p)에서 많게는 4.33%p까지 떨어졌다.
이에 반해 네이버 측은 검색 결과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검색 알고리즘을 수시로 조정해왔다는 입장이다. 2010년부터 2017년에 걸쳐 50여 차례 알고리즘을 개선해왔다고도 주장했다. 네이버는 "공정위가 50여 차례의 개선 작업 중 5개의 작업만을 임의로 골라 마치 네이버 쇼핑이 경쟁 사업자를 배제하려 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다만 개선 작업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송 국장은 "(네이버 측에) 50여 차례 중에서 경쟁사를 우대하기 위해 알고리즘을 적용한 사례 제출을 요구했는데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고 했다.
공정위는 네이버가 동영상 서비스에서도 자사의 '네이버TV'를 우선 노출했다고 봤다. 특히 검색 알고리즘을 개편하면서 키워드가 콘텐츠 항목을 구성하는 여러 정보 중에서 상위 노출을 위한 핵심 요소가 됐음에도 이를 경쟁사에 알리지 않은 점을 문제 삼았다. 송 국장은 "네이버 (조작) 행위를 통해 피해를 본 업체는 아프리카TV나 판도라TV 등 국내 중소 동영상 업체"라며 "네이버 측이 자사 동영상만 의도적으로 상위에 노출하다 보니 (국내 동영상 업체들은)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인데 상황이 더 악화했다"고 말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송상민 공정거래위원회 시장감시국장이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네이버(쇼핑, 동영상 부문)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 및 불공정거래행위 제재와 관련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