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새로 제시한 한국형 재정준칙이 정치권의 공감대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야당뿐 아니라 여당도 새 재정준칙에 부정적이라 국회 문턱을 수월하게 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정부의 재정준칙이 국가채무 비율을 60%로 높여 재정건전성을 훼손하려 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사전대책회의에서 "문재인 정부가 드디어 국가재정선건전성을 관리하고자 재정준칙을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눈가리고 아웅' 정도가 아니라 재정건전성을 깨기 위한 재정준칙이 아닌가 싶다"면서 "국가채무 비율 임의로 60%까지 정해놓고 그 한도에서 맘껏 쓰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본인이 야당 대표 시절에는 재정건전성 마지노선이 40%라고 하면서, 그 40%가 깨졌다고 비판하던 문 대통령이 이제는 무려 50%를 더 늘린 60%를 채무비율로 정해놓고 그것도 본인 임기가 끝난 2025년부터 하겠다고 한다"며 "이건 재정준칙이 아니라 60%까지 맘껏 쓰도록 허가장을 내달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평가절하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 재정준칙도 임기가 끝난 2025년 시행된다니 그야말로 가불정권, 먹튀정권이라 아니라 할 수 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하나마나 한 국가 채무비율 한도를 60%로 올리는 게 아니라 채무변제 계획서를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국가 채무비율은 43.9% 수준이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새 재정준칙은 앞으로 재정을 더 방만히 운영하고 국가 채무 더 늘리고 그런 면죄부를 스스로 만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재정준칙은 국가가 재정총량을 정해서 방만한 재정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것인데, 중요한 핵심 지표는 앞으로 만들겠다고 하고, 한도도 5년마다 고쳐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재정준칙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도 우호적이지 않다. 당 내부에서는 코로나19 대응으로 올해만 4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국가 채무비율이 올라가 있는 시점에서 굳이 재정준칙을 새로 제시해 논란을 일으켰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내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야당에 괜한 빌미를 주게 됐다는 의견도 있다.

새 재정준칙은 7일 예정된 국정감사에서 혹독한 신고를 치를 것으로 보인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획재정부를 대상으로 국감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2025년부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 60%, 통합재정수지 -3%를 기준으로 적용하는 재정준칙을 발표했다.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사전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사전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디지털타임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