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2년 전 경기도 일산에서 1억8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전세 1억5000만원을 끼고 6000만원으로 2채 갭투자를 한 A씨는 전세 만기일을 앞두고 고민이 깊어졌다. 세입자들에 돌려줄 돈이 없어 집이 경매로 넘어갈 위기에 놓여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 때문에 대출받기도 어려워져 돈을 돌려줄 방법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A씨가 보유한 아파트는 가뜩이나 구축이라 인기가 없는데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주변에 신축 아파트들까지 늘고 있어 새로운 세입자를 구하기도 쉽지 않다. A씨처럼 집주인들이 세입자에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해 민관 보증기관이 대신 물어준 전세금이 매년 급증하고 있다.
6일 김상훈 국민의 힘 의원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받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회수현황'에 따르면 HUG는 2016년부터 올해 8월 현재까지 발생한 보증사고 7596억원 중 6494억원(85%)을 대위변제를 했다. 이중 집주인에게 절반 수준인 3560억원을 회수하는데는 성공했지만 나머지 2934억원(45%)은 아직 받아내지 못했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은 전세 계약 종료 시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전세보증금을 제때 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가입하는 보험으로,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할 경우 해당 보증기관이 이를 대신 변제하고 세입자를 대신해 변제금액을 회수한다.
HUG의 미회수 전세금은 보증사고가 매년 증가하는 추세와 맞물려 가파르게 불어났다. 2018년 792억원, 2019년 3442억원, 올해 8월 3254억원으로 사고금액이 늘어나면서 HUG의 대위변제금도 2018년 583억원, 2019년 2836억원, 올해 8월 3015억원으로 증가했다. 미회수 금액 규모 또한 2018년 301억원, 2019년 1182억원, 올해 8월 1426억원으로 매년 불어났다.
올해는 예년보다 상황이 더 심각하다. 작년 2836억원의 대위변제액 중 1182억원을(42%) 못 받았지만 올해 8월 현재 대위변제액은 3015억원에 이르렀으며 미회수금액은 1426억원으로 1500억원대에 근접한 실정이다. 이런 추세라면 한해 정부가 집주인에게 떼인 전세금 규모가 무려 2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김상훈 의원은 "정부의 7·10대책으로 임대사업자 보증보험 의무화가 도입돼 향후 미회수율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재정을 감안할 때 전세금을 갚아주고 떼이는 것도 한계가 있다"며 "HUG는 더 강화된 채무관리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