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산하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은 SK이노베이션이 특허 침해 소송에서 증거인멸을 하고 있다며 제재해달라는 LG화학의 주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자신들의 반박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내용이라며 날 선 반응을 보였다.
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 측이 회사 자료를 무단 반출하려고 했던 사건에 대해 ITC에 조사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특허 침해 소송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인 두 회사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의 최종 판결일이 다가옴에 따라 양측의 신경전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27일 LG화학에 따르면 OUII는 SK이노베이션의 증거인멸 행위를 제재해달라는 주장을 지지한다는 의견서를 최근 재판부에 제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회사가 지난 2015년 6월 등록한 배터리 특허 994를 LG화학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지난해 8월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LG화학은 오히려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A7 배터리 기술을 침해했다고 반박했다. LG화학은 지난달 말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과 관련해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며 ITC에 제재해달라고 요청했다.
OUII는 LG화학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과 SK이노베이션의 고의성 등을 두루 인정하며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제재가 적절하다고 밝혔다. OUII는 의견서에서 "LG화학의 A7배터리셀에 관한 2013년 5월자 PPT파일은 LG화학이 관련 자료를 요청한 작년 10월에 바로 제출됐어야 했지만 되지 않았다"며 "ITC수석판사의 문서제출 명령이 나온뒤에도 계속된 SK이노베이션의 증거개시절차 의무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즉각 입장문을 발표했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 11일 ITC에 LG화학이 제재를 요청한 것과 관련해 ITC에 반박 의견서를 제출했는데, OUII가 이 의견서를 반영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SK이노베이션 측은 "OUII의 의견 제출 마감시간이 지난 11일로 SK이노베이션의 의견 제출기한과 같아 (이번 OUII의 입장은)OUII가 SK이노베이션의 반박 의견서에 기재된 사실을 고려하지 못하고 낸 입장에 불과하다"며 "(OUII가)이런 사실을 알았더라면 의견서의 방향은 당연히 달라졌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이 디지털 포렌식 조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 7월 20일 LG화학측 인력이 SK이노베이션의 자료를 USB에 무단으로 담아 반출하려던 것을 현장에서 발견하고 즉시 작업을 중단시켰다고 주장했다. 지난 1일 SK이노베이션은 ITC에 해당 사건에 대한 조사를 요청하는 신청서를 제출했다.
SK이노베이션은 측은 "중요한 기술정보가 유출되었을 가능성이 충분이 있어 우려된다"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핵심기술 조차도 USB에 담겨 반출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의 입장문 공개에 곧바로 반박했다. LG화학은 "포렌식 과정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SK이노베이션이 당사의 선행제품을 참고해 특허를 출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해달라는 당사의 제재요청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의 요청은 특허소송에서 직면한 중대한 법적제재를 모면하기 위한 전략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배터리 특허 침해 소송은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걸린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파생됐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델라웨어 법원과 ITC에 소송을 제기했다. ITC는 지난 2월 이 소송에 대해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를 결정했고, 오는 10월 26일 최종 판결을 내릴 예정이다.
한편 LG화학은 "부제소 합의를 깼다"며 SK이노베이션이 국내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도 승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