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연, 달 전이궤적 설계 마쳐
달 공전궤도 진입 연료소모 줄여
연말 조립착수… 내년 최종완료
섀도캠 등 탑재체 개발도 '순조'

항우연은 2022년 8월 1일 이후 달 궤도선 발사를 목표로, 올 연말부터 달 궤도선 조립에 착수한다. 항우연이 설계한 '시험용 달 궤도선' 모습.  항우연 제공
항우연은 2022년 8월 1일 이후 달 궤도선 발사를 목표로, 올 연말부터 달 궤도선 조립에 착수한다. 항우연이 설계한 '시험용 달 궤도선' 모습. 항우연 제공


수 차례의 사업 일정지연과 궤도 변경 등으로 사업 추진에 난항을 겪었던 '한국형 달탐사 프로젝트'가 비로소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새로운 달 전이궤적에 대한 설계를 마치고, 연말부터 시험용 달 궤도선(사진) 조립에 본격 착수해 오는 2022년 8월경에 발사한다는 계획이다.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달탐사사업단장은 지난 25일 한국과학기자협회 주최로 온라인으로 열린 '제2회 항공우주 아카데미'에서 "달 궤도선 설계 확정 이후 3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던 '시험용 달 궤도선(KPLO)' 발사가 3개월 앞당겨진 내후년 8월 1일 이후 발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달 궤도선은 달 주위를 돌며 지형관측, 달 착륙선 착륙지점 정보 수집, 우주 인터넷 기술 검증 실험 등을 진행하는 탐사선이다.

앞서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9월 달 궤도선 개발 일정을 당초 2020년 12월에서 19개월 연장한 2022년 7월로 변경했고, 논란이 됐던 달 궤도선 중량도 550㎏에서 678㎏로 늘렸다. 또한 달 궤도선 중량 증가로 인해 달로 가는 새로운 궤적을 애초 '단계적 루프 트랜스퍼 방식(PLT)'에서 연료 효율은 높지만 훨씬 먼 거리를 돌아가는 '달 궤도 전이 방식(BLT/WSB)'으로 변경한 바 있다.

이후 항우연은 시험용 달 궤도선 무게 증가와 달에서의 임무 수행 달성을 위해 새로운 궤적(BLT)에 대한 설계를 자체 기술로 마쳤다.

BLT는 지구와 태양 거리의 150만㎞까지 궤도선을 발사한 다음, 달이 이끄는 중력에 따라 달의 공전궤도로 진입하는 방식으로,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다.

이상률 단장은 "달 궤도선 무게 증가에 따라 미 NASA(항공우주국)와 협의 과정에서 원궤도(100㎞×100㎞)에서 1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연료 소모를 줄일 수 있는 BLT 궤적으로 변경 요청을 받았다"면서 "이후 자체 인력으로 달 진입에 최적화된 태극 문양 형태의 BLT 궤적 설계를 마련해 NASA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아 최종 설계를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달 전이궤도 방식을 채택함에 따라 미 NASA는 달 궤도선에 달의 영구음영지역과 달 표면 이미지를 찍는 '섀도캠(ShadowCam)'을 탑재해 달 유인탐사선 착륙에 필요한 정보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항우연은 현재 시험용 달 궤도선에 장착될 부품과 탑재체에 대한 기능시험을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말부터 달 궤도선 비행모델(FM) 조립에 착수해 내년 최종 조립을 완료할 계획이다.

달 궤도선에는 △고해상도 카메라(항우연) △광시야편광카메라(천문연) △자기장측정기(경희대) △감마선분광기(지질자원연) △우주인터넷탑재체(ETRI) △섀도캠(미 NASA) 등 총 6기의 탑재체가 실린다. 이 가운데 고해상도카메라와 자기장측정기는 개발이 이미 끝났고, 다른 탑재체도 개발을 앞두고 있다.

달 궤도선 개발이 순조롭게 이뤄지면 2022년 8월 1일 이후 미국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에 실려 국내 첫 달 궤도선을 쏘아 올려진다. 발사된 달 궤도선은 3개월 후인 2022년 12월 16일 도착할 예정이다.

이상률 단장은 "그동안 시험용 달 궤도선 개발에 기술적 어려움과 일정 지연 등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새로운 달 전이궤적 등을 자체 기술로 설계하고, 개발 일정을 단축시켜 향후 개발 일정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달 궤도선은 달 탐사선 개발 기술과 달 임무궤도 진입 기술, 우주인터넷 등 심우주항법 기술확보의 계기가 돼 2030년 달 착륙선 발사 등 국내 우주기술과 우주탐사 역량을 높이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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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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