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 마에스트로' 연수생들과 창업팀 소속 제의로 회사시작 동영상강의·커머스 결합 형태 사업아이템 '취미강좌'로 대박 2년반만에 정산액 200억 돌파
배현승 클래스101 개발자
배현승 클래스101 개발자의 인생 스토리는 아이돌 스타와 닮아 있다. 경북 상주의 시골마을에서 감나무와 소를 키우는 부모님 밑에서 자란 그는 중학교 시절 SW(소프트웨어) 개발자가 되겠다는 꿈을 굳혔다. 인터넷과 책으로 독학하며 기초실력을 닦은 그는 학교 친구들이 입시공부에 열중하던 고등학교 2~3학년 시절 치열한 '연습생' 기간을 거쳤다.
배 개발자는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는데 RPG(롤플레잉게임) 같은 게임을 직접 개발하고 싶었다"면서 "자연스럽게 SW 개발에 관심이 생기고 독학으로 배우며 다양한 SW를 개발해 봤다"고 말했다.
SW명장 창업에 도전하다
배현승 클래스101 개발자
고등학교에서는 꿈을 향해 더 구체적인 도전에 나섰다. 친구들이 학교에서 입시공부에 열중하던 고등학교 2학년 때 정부의 최고급 SW 인재양성 프로그램인 과기정통부·IITP(정보통신기획평가원) 'SW마에스트로' 프로그램에 신청했다. 대부분의 연수생이 대학생 IT 전공자인 프로그램에 당당히 합격한 그는 고2 여름부터 고3 가을까지 1년 여동안 매주 금요일 저녁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 3박 4일간 합숙을 한 후 화요일 새벽 상주로 내려가는 생활을 했다. 꿈을 현실로 만드는 집중연습 기간이었다.
배 개발자는 "서울에서 있는 시간을 최대한 길게 확보해야 했다"면서 "매주 금요일 밤 SW마에스트로 연수센터에 도착해 멘토링을 받은 후 주말 내내 팀원과 SW 프로젝트를 하고, 월요일 저녁에 멘토링을 한번 더 받은 후 화요일 새벽에 상주로 내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고 말했다. 고2 겨울방학에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달간 미국 퍼듀대학교로 연수도 갔다.
배 개발자는 "말도 잘 안 통하는 현지 대학원 연구생들과 함께 SW를 개발했는데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면서 "말은 잘 안 통했지만 코드를 보면서 대화를 나눴다"고 말했다.
대부분의 연수생이 대학생인데 배 개발자는 드물게 고등학생 2명으로 구성된 팀에 배치됐다. 다른 한명도 지방이 집이라 주말에 연수센터에서 먹고 자며 SW 개발에 매달렸다. 금요일 저녁과 월요일 밤 시간을 쪼개 멘토링을 해준 오우택 우아한형제들 책임연구원은 지금도 많은 도움을 받는 인생멘토이자 업계 동료가 됐다.
배 개발자는 "이전에는 문제 없이 돌아가는 SW 개발이 목표였다면 SW마에스트로에서는 견고한 설계와 쉬운 유지보수, 사용자 편의성을 고려한 개발방법을 배웠다"고 말했다.
1년 여의 기간을 거치며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고등학교 3학년이던 2015년 11월, 수능을 끝낸 그는 SW마에스트로에서 만난 연수생과 창업에 도전했다.
배 개발자는 "SW마에스트로센터에서 인사를 나누며 지내던 UNIST(울산과기원) 창업팀 소속 정인중 씨의 제의를 받고 5명이 회사를 시작했다"면서 "나를 제외한 4명은 UNIST 창업팀 소속으로, 울산의 UNIST 창업진흥센터에 둥지를 틀었다"고 말했다.
서강대 아트&테크놀로지학과에 입학했지만 그는 캠퍼스 생활 대신 창업현장을 선택했다. 그는 "서비스를 개발해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이것보다 더 큰 재미를 학교에서 못 느낄 것 같아 대학 수업을 3번 정도 듣고는 학업을 중단했다"는 배 개발자는 "5명의 창업자가 울산에서 한집에서 살며 과외중개 서비스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작은 만만치 않았다. 3년간의 도전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자 사업을 접을까 말까를 고민하기에 이르렀다. 그러다 과감히 사업아이템을 온라인 취미강좌 플랫폼으로 바꿨다. 2018년 3월이었다. 실력 있는 강사와 강의 콘텐츠, 취미활동에 필요한 일체의 준비물을 함께 제공하는 사업모델이다.
배 개발자는 "신기하게 첫달부터 사업이 잘 됐다. 3년간 해서 만든 한달 매출을 서비스를 시작한 지 한달 만에 하루 매출로 기록했다"고 강조했다다. 시장성을 확인한 5인조는 서울행을 결정했다. 사업을 키우고 실력 있는 개발자를 뽑기 위한 판단이었다. 2018년 11월, 지방을 오가기 쉬운 서울역 인근 공유 오피스에 터전을 잡았다. 이후 회사는 가파른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클래스는 부업, 부동산, 뜨개질 등 800가지가 넘고 100% 유료다. 가입자는 200만명에 달한다.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플랫폼으로 취미활동을 한다.
동영상 강의와 커머스를 결합한 형태로, 이용자는 앱을 켜면 바로 취미활동을 배울 수 있다. 동영상 강의를 하는 크리에이터는 다양한 방식으로 회사와 계약을 맺고 서비스 매출의 일정 비율을 나누는데, 서비스 시작 2년 6개월 만에 누적 정산금액이 200억원을 넘어섰다. 정산액이 매달 급증하고 있어 조만간 300억원도 넘을 전망이다.
그는 "작은 뜨개질 공방같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다른 사람을 가르치면서 돈을 많이 벌고 잘 사는 세상을 만들고 싶었다"면서 "수익 정산정책도 그런 사람들에 맞춰, 꾸준하게 참여하는 이들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도록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강의를 시작하는 첫달 이벤트를 통해 수강생들이 많이 참여하도록 돕는다. 인기 크리에이터의 경우 첫달 정산액이 수억원 대에 달하기도 한다. 이용자의 문의에 성실하게 답을 해주고 꾸준히 활동하는 이들에게는 프로모션 혜택을 주기도 한다. 자주 이용하면 수강기간 연장 쿠폰을 제공하는 등 게임적인 요소도 많이 도입했다. 기업들이 마케팅의 일환으로 자사 제품과 연계한 취미교실을 운영하기도 한다.
2년 전 서울로 올라올 때 7명이던 회사는 250명 규모로 커졌다. 플랫폼이 완전히 자리잡으면서 실력 있는 인재와 외부투자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작년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을 통해 120억원대의 대규모 투자유치를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배 개발자는 "울산에서 사업이 잘 안될 때 한 끼 2000원 짜리 학식을 먹으며 지냈는데 힘들었던 3년의 경험이 지금 성공의 바탕이 됐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회사는 직원 복지 차원에서 방 3개 짜리 아파트 30채 정도를 임대해 직원들에 무료로 방 하나씩을 나눠 주고 있다. 창업자 5명은 지금도 그 중 한 채에서 함께 살고 있다.
회사는 인문학 강의, 어학강과, 어린이용 강좌 등 신규 사업을 계속 확장하는 한편 미국과 일본에 지사를 설립하는 등 글로벌 사업도 키워가고 있다.
직업도 취미도 SW 개발이라는 배 개발자는 "회사가 새로운 성장단계로 접어든 만큼 더 실력을 키워 서비스와 플랫폼을 견고하게 만드는 게 과제"라면서 "SW를 통해 사람들에게 재미 있으면서도 삶에 도움이 되는 경험들을 제공하는 게 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