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국정원·검찰·경찰 등 국가 권력기관의 개혁을 논의하는 회의가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렸다. 지난해 2월 이후 두 번째로 열린 회의다. 회의 목적은 공수처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검경 간 협력 강화 및 조직개편 방안 등을 논의한다는 것이었다. 권력기관의 수장을 맡고 있는 장관들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했다. 논의 내용은 예상대로 크게 주목할 만한 부분이 없었다. 다만 최근 아들 군 복무 시절 특혜 휴가 의혹으로 불공정 논란의 중심에 선 추 장관이 참석해 검찰개혁 방안을 발표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시기적으로도 미묘하다. 마치 추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문 대통령이 이번 자리를 마련한 게 아닌가 하고 느낀 국민들이 적지 않았을 것 같다. 회의 시작 전 문 대통령이 추 장관과 동시에 입장하는 모습을 연출한 것도 국민들에게 '무죄 시위'를 하는 것 같아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다.

지금 추 장관 아들 특혜 의혹에 대한 20·30대 청년층들의 분노는 임계점에 도달한 상황이다. 특히 정부·여당 인사들이 똘똘 뭉쳐 궤변으로 추 장관을 비호 하는 모습을 보며 '제2의 조국 사태'라며 울분을 토로하고 있다. 집권층에 대한 지지도가 급락하는데 정부 여당이 이런 심각한 상황을 모를 리 만무하다. 문 대통령이 전날 제1회 청년의날 기념식에서 "정부는 공정에 대한 청년들의 높은 요구에 반드시 부응하겠다"며 '공정'을 37번이나 언급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정녕 그 말에 진정성이 있다면 추 장관에 대해 단호한 조치를 한 다음 공정을 얘기하는 게 맞는 순서다. 그게 아니라도 최소한 추 장관에게 자숙케 하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게 올바른 태도다. 국민들도 그걸 기대했을 게 분명하다. 하지만 이번에도 보기 좋게 한방 먹은 꼴이 됐다.

불공정은 문 정부의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조국 사태' '인천국제공항(인국공) 사태' 사기·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윤미향 의원 등 불공정 논란이 끊임 없이 불거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방귀 뀐 놈이 화낸다'는 식으로 되레 공정 문제를 제기한 상대를 공격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제 문 대통령은 스스로 자문해봐야 할 때가 왔다. 추 장관은 과연 권력기관 개혁을 논할 자격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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