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블루' 질병코드로 신설 추진
온라인 설문 30% 우울감·49% 불안함 느껴
심리·정신 상담 필요하다 72.8% 달해
신설땐 진단 기준·치료 방안 등 정리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8개월이 지나도록 장기화되면서 이로 인한 정신적인 피로감과 우울감, 이른바 '코로나 블루'를 겪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물리적 방역과 함께 심리 방역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는 상황이다.

21일 방역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코로나19에 의한 정신 건강상 문제를 통칭해 '코로나 우울(Corona Blue)'이라 부르기로 했으며, 이를 질병코드로 신설할 예정이다.

코로나 블루가 질병코드로 신설되면 공식적인 질병으로 인정되어 진단기준이나 치료 및 대응 방안 등이 정리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들도 코로나19가 우울증의 한 종류로 분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지난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 "코로나19 장기화로 국민에게 여러 가지 정신 건강상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이를 통칭해 '코로나 우울'이라고 명명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며 "코로나 우울에 새로운 질병분류코드를 신설하는 부분도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윤 방역총괄반장은 "코로나 우울은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사회적 현상이기 때문에 WHO와 협의할 필요가 있다"며 "통계청과 협의 등을 거쳐 질병코드 신설 등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지난 8일에는 권준욱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정신건강의학 외 다른 분야 전문가들과 추가적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지만 코로나 우울을 질병 코드로 신설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장기화로 코로나 우울 현상이 확산되면서, 코로나19와 정신건강 문제의 관계를 분석한 전문가 논문도 발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동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가 개인의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을 논문을 통해 밝혔다. 이 교수는 대구·경북지역이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되고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행되던 올해 4월 13∼21일 18세 이상 성인 남녀 600명을 상대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중 29.7%가 코로나19 기간 동안 우울감을 경험했다고 답했다. 또한 절반에 가까운 48.8%의 응답자가 불안함을 느꼈다고 답했다. 논문은 "최근 중국에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관련 조사 결과 응답자의 16.0%가 우울, 28.8%가 불안을 경험한 것에 비춰보면 (국내) 일반 대중의 심리적 어려움이 상당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내가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가족에게 전염시킬까 봐 두렵다'는 응답이 96.0%로 가장 많았다. 이 외에 '코로나19의 실체가 명확하게 파악되지 않아서'(91.8%), '코로나19의 치료법이 없어서'(89.7%), '감염을 통제할 수 없어서'(89.0%), '이후 삶을 예측할 수 없어서'(79.3%) 등이 있었다.

개인의 삶의 질 수준에 대한 응답을 보면, 응답자의 49.3%가 자기 삶의 질을 나쁘다고 평가했다. 중간이라고 평가한 비율은 39.8%였다. 좋다는 응답은 10.9%에 불과했다.

해당 논문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 다른 전염성 질환과 비교할 때 코로나19의 '무증상 감염, 강력한 전염력과 빠른 전파속도'와 같은 특징이 감염 우려를 가중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유아 또는 고령자와 같이 감염에 취약한 연령층에 더욱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족 감염에 대한 두려움을 높였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코로나19로 우울, 불안 등을 경험하면서 심리 건강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심리 및 정신건강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는 응답은 77.2%, 심리상담이 필요하다는 답변은 72.8%에 달했다. 정신과 치료가 필요하다는 응답도 58.2%였다.이동훈 교수는 "코로나19 기간이 길어지면서 설문조사가 진행된 지난 4월보다 현시점 국민의 우울과 불안은 더 높아졌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며 "실제 병균을 소독하는 기술적 방역뿐 아니라 심리적 방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코로나로 인해 우울감을 겪고 있는 국민을 위해 이른바 '심리 방역' 대책을 시행 중이다. 현재 심리상담 비상직통전화(핫라인)를 운영 중이며, 소상공인과 경제 취약계층에 대해서도 전국 17개 시·도 재난심리회복지원센터를 통해 지원 중이다.

지난 3일부터는 '코로나 우울'로 상담을 받는 국민 중 증상이 심한 고위험군을 민간전문가에 연계해 지원하고 있다. 심층 상담은 관련학회가 추천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등 전문인력이 최대 3회까지 진행하고,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정신의료기관으로 직접 연계하거나 지역정신건강복지센터에 의뢰하기로 했다.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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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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