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성승제 기자] 구본환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해임 요구가 부당하다고 실토한 가운데 국토교통부는 이번 해임 요구가 정규직 전환정책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혀 인국공과 구 사장간 진실 게임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질 조짐이다.
17일 국토부와 인국공에 따르면 국토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토부는 구 사장을 대상으로 내부감사 등을 진행했다"며 "관련 법규 위반이 있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해임 건의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구 사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 당시 태풍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국정감사장 자리를 떠났지만 당일 저녁 자택 인근의 고깃집에서 법인카드를 쓴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국토부는 "태풍에 철저히 대비하라고 국감장 이석을 허용받았는데도 곧바로 퇴근해 사적 모임을 가졌다"며 "이런 사실을 감춘 당일 일정을 국회에 허위로 제출했다"고 해임 건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일부 언론에서 제기하는 인천공항 정규직 전환정책과 이번 사장 해임 건의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국토부의 이 같은 해명은 전날 구 사장이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부 측이 사퇴를 요구했다고 폭로한 데 따른 것이다.
구 사장은 "9월 초 서울의 모처 식당에서 국토부 고위관계자가 자진사퇴를 요구했다"며 "왜 나가야 하는지 물었지만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인국공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청와대나 국토부의 뜻과는 달리 매끄럽게 추진하지 못하는 이른바 '인국공 사태'가 벌어진 것이 해임의 배경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인천공항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취임 직후 방문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 정책을 선언한 곳이라 특별 대우를 해준다는 불만이 터졌다. 당시 "불공정하다"는 취업 준비생 등의 반발이 컸고, 사회적인 이슈가 됐는데 구 사장 1명의 책임으로 몰아가려 한다는 말이 인국공 주변에서 퍼지기도 했다.
정부의 인국공 사태의 '꼬리 짜르기' 아니냐는 논란도 제기됐다. 구 사장의 해임을 두고 의혹이 확산하자 뒤늦게 국토부는 적극 해명으로 입장을 전환한 것이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9일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구 사장의 해임 건의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안건으로 상정할 것을 기획재정부에 요청했다. 구 사장 해임안은 24일 열리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성승제기자 ban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