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총괄 2년차 들어 입지 강화 전기차 등 미래사업 방향성 제시 전면 자율복장·임원직급 간소화 업황 부진·지배구조 개편 등 숙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올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0'의 개막을 하루 앞두고 진행된 현대차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발언를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디지털타임스 장우진 기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을 총괄한 지 2년을 맞았다. 재계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대응을 위해 구체적인 사업 방향을 제시하고 수평적 조직문화로 변모하는 등 젊은 리더십을 바탕으로 혁신적 변화의 모습을 보여줬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미래방향 제시=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 2018년 9월14일 그룹을 총괄하는 수석부회장이 승진했다. 작년 3월에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의 대표이사로 각각 선임됐고 올 3월에는 현대차 이사회 의장에 오르는 등 입지가 더욱 확고해지고 있다.
정 수석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2년 동안 미래차 혁신을 위해 바쁜 행보를 보여 왔다. 지난 5월부터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각각 만나 전기차 배터리 사업 협력을 도모했다.
앞서 올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 2020'에서는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PBV(목적 기반 모빌리티), HUB(모빌리티 환승 거점) 축소 모형물을 공개하는 등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7월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는 전기차 등 미래사업 전략을 직접 소개했다.
내년에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에 기반한 전기차를 '아이오닉' 브랜드로 출시하는 등 구상해왔던 미래 계획이 보다 구체화 될 전망이다. 일정을 앞당겨 현대차와 제네시스에서만 2년간 전기차 9종을 출시할 계획이다. 2025년에는 전기차 100만대를 판매해 세계 시장점유율 10% 이상 차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수소 모빌리티의 경우 넥쏘의 후속 모델을 모델을 개발하고 수소전기트럭 양산체제를 갖춰 2025년까지 유럽에 1600대를 수출할 계획이다.
정 수석부회장 취임 이후의 수평적 조직 문화와 인사 혁신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알버트 비어만 연구개발(R&D) 본부장(사장), 피터 슈라이어(디자인경영담당 사장), 호세 무뇨스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COO) 겸 미주 권역 담당 사장까지 3명의 외국인 경영진을 중용하고 수시로 외부 인재를 영입해 혁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작년부터 전면 자율복장을 도입했으며 임원직급 간소화 및 수시채용 등 인사제도에도 뚜렷한 변화를 줬다.
◇대규모 투자 계획…지배구조 개편 등 과제도=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차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말 현대차의 '2025 전략'을 발표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미래 사업방향으로 제시했으며 앞으로 6년간 61조1000억원의 투자키로 했다. 이 중 전동화, 자율주행, 모빌리티, 인공지능(AI), 로보틱스, 개인용 비행체(PAV), 신에너지 등에만 20조원을 투입하기로 해 미래차에 의지를 보여줬다.
이와 관련 현대차는 자율주행 기술 확보를 위해 2조40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앱티브사와 합작법인 '모셔널'을 세웠다. 수소차의 넥쏘의 후속 모델을 3~4년 안에 내놓고 현재 전국 30여곳에 위치한 수소충전소는 오는 2040년까지 120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아세안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인도네시아에 1조8000억여원을 투자해 완성차 공장을 짓고 있으며 앞으로는 전기차 생산도 검토하고 있다. 싱가포르에는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센터를 세우고 전기차 공장을 지어 2022년부터 3만대 생산할 계획이다.
앞으로 주어진 과제도 만만찮다. 우선 코로나19로 위축된 자동차 업황 위기를 뛰어넘어야 하고 지배구조 개편도 마무리 지어야 한다. 또 중국 시장에서의 실적 회복과 숙원 사업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완공 등도 남아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코로나19에 따른 수출 부진 등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지만, 지난 2018년 'ICT 기업보다 더 ICT 다운 기업이 돼야 한다'고 했던 정 수석부회장의 말처럼 경영 혁신과 공격적인 투자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