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행동 방침 추후 발표
국시 거부자 구제 요청 안해"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넷째 날인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으로 응시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1년도 제85회 의사국가시험 실기시험 넷째 날인 지난 11일 서울 광진구 자양동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본관으로 응시생들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하며 의사 국가고시 응시를 거부했던 전국 의대 본과 4학년생들이 13일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키로 했다. 다만 이들은 단체행동 유보일 뿐 철회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본과 4학년 국시 응시자 대표들은 이날 공동 성명서를 내고 "응시자 대표자 회의 결과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하기로 했다"며 "이후 행동 방침에 대해서는 추후 논의 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전날부터 이날까지 응시자 대표 회의를 진행했다.

이들은 "의료 전문가와 상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 정책들이 결국 의료의 질적 하향을 야기하고 국민의 건강권을 위협할 것이 자명했다"며 "단체행동에 처음 나선 이유인 '옳은 가치와 바른 의료'를 지키겠다는 마음에는 일말의 변함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가 해당 법안을 재검토하고 국민을 위한 의료 정책을 펼치는지 선배 의사들과 지켜보겠다"면서 "정부와 국회가 잘못된 의료정책을 강행하는 순간 재차 단체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본과 4학년 학생들이 단체행동을 잠정 유보키로 하면서 예과 1학년생부터 본과 3학년생들의 동맹휴학도 철회 쪽으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동맹 휴학 관련 건은 40개 대학 대의원회의에서 따로 결정될 전망이다.앞서 이들은 의대 정원 확대, 공공의대 신설 등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대하며 의사 국시 거부, 동맹 휴학 등의 단체행동을 벌여왔다. 특히 대한의사협회(의협)와 여당, 정부 간 합의가 이뤄지고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의 복귀 결정에도 단체행동을 지속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그러나 투쟁 동력이 상실됐고 의료계에서 의대생 구제책을 호소하는 데다 국민 여론도 싸늘하자 단체행동을 유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의대생들은 단체행동 유보가 국시 거부자 구제를 요청하는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즉각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전협 비대위는 입장문을 내고 "많은 고민 끝에 학생, 선생님들이 단체 행동을 잠정 유보하고 제자리에 돌아옴으로써 재결합한 전공의 비대위와 향후 계획에 적극적으로 지지를 표명해준 데 무한한 감사를 드린다"며 "보건의료의 미래를 위해 정부가 의료계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언제든지 다시 한번 저희가 먼저 앞장서겠다"고 했다.

의대생들이 단체행동 유보를 선언하면서 의사 국시 추가 시행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협과 대전협, 전국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전의교협) 등 의료계는 계속해서 의대생 구제 방안을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그간 의사 국시 추가 시행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쳐왔다. 이미 의사 국시 실기시험 일정을 연기·연장했고 형평성 및 공정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설명이다.의대생들은 이날 국시를 보겠다는 의사를 내비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향후 응시를 요청한다고 하더라도 국민 반대 여론이 높아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9일 발표한 '국시 미응시 의대생 구제 찬반(오마이뉴스 의뢰·조사 기간 8일)'을 살펴보면 국시 미응시 의대생 구제 '반대'는 52.4%로 집계됐다. '찬성'은 32.3%, '잘 모름'은 15.3%를 기록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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