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서민 피해 크다" 판단 핵심 방역수칙 의무화 정부기조 아직 100명대 확진·깜깜이 확산 자칫 감염 확산세 '폭탄' 우려도
완화 효과 볼까 '거리두기 2.5' 조치 속에 13일 오전 서울 종로 상가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2주간 2단계로 완화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아직 100명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영업차단에 따른 중소 소상공인들의 피해를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방역당국은 언제든 코로나19 확산세가 다시 거세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당장, 전국적으로 집단감염이 끊이지 않고 있고,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이른바 '깜깜이' 환자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자칫 이번 조치가 자칫 감염 확산세를 키우는 '폭탄'이 될수도 있다는 것이다.
13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국내 코로나19는 여전히 수도권 중심으로 신규 확진이 이어지고 있는 한편, 전국적으로 산발적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전국 13개 시도에서 확진자가 나온 상태다. 설상가상 깜깜이 환자 비율도 20%대로 높다보니, 방역당국의 감염병 관리 상황이 2~3월 대구·경북 코로나19 확산 사태 때보다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례브리핑에서 " 조금 더 확진자 수가 확연하게 줄어든 다음에 2단계로 완화하고자 하는 것이 저희들의 바람이다"며 "과연 완전하게 두 자릿수가 지속되고 난 다음에 2단계로 내려갈 것인지, 아니면 좀 더 강화된 2단계를 유지할 것인지를 두고 방역당국으로서 참 많은 고심을 했고 또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염두에 두게 됐던 것은 현재 상황의 거리두기에서 자영업자와 서민층의 희생이 너무 크다는 것"이라며 "이러한 영세 자영업자와 또 서민층의 희생을 계속 유지하기에는 그것이 오히려 방역의 효과와 수용성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염려들이 많은 곳에서 제기됐다"며 거리두기 완화 배경을 설명했다.
서민층의 생업과 직결되는 소상공인 생계시설 운영은 가능한 허용을 하되, 핵심적인 방역수칙은 의무화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역기조다. 특히 병원이나 요양병원과 같이 최근 들어 집단감염이 다수 발생하고 있는 위험시설들에 대해서는 방역을 더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 8월 말에 한때 400명대를 넘어설 정도록 폭증하던 국내 코로나19 확산세는 일단 꺾이는 분위기다. 하지만 11일째 1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특히 노인시설, 요양원, 방문판매, 직장 등 전국 곳곳에서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이어지고 있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이날도 새로운 집단시설을 중심으로 한 감염 사례가 보고됐다. 서울 강남구 K보건산업과 관련해 총 10명이 확진됐으며, 경북 칠곡군 산양삼 사업설명회에서도 누적 확진자가 8명으로 증가했다. 앞서 집단발병이 확인된 사례에서도 확진자가 추가되고 있다. 광화문 도심 집회(누적 565명),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23명), 서울 영등포구 일련정종 서울포교소(23명), 서울 송파구 쿠팡 물류센터(19명), 경기 이천시 주간보호센터(18명), 대전 건강식품 설명회(54명), 충남 금산군 섬김요양원(10명) 등이다.
설상가상, 감염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깜깜이' 환자 비율도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최근 2주간 전국적으로도 '깜깜이' 환자 비율은 23.4%에 달했다. 깜깜이 환자 비율을 5% 미만으로 관리하겠다는 방역 당국의 목표치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방영당국 스스로, 현재의 국내 코로나19 재확산 상황이 지난 2~3월 대구·경북 코로나19 대유행 사태 때보다도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 대구 ·경북의 유행양상과 비교해 볼 때 거리두기를 통한 환자발생의 감소추세는 완만하다. 인구가 밀집되고 교통이 발달한 수도권의 특성과 전파속도가 빨라진 코로나19의 변화양상 때문으로 보인다"며 "경로미상의 감염은 20%를 유지하고 있어 방역망의 통제범위 바깥에 지역사회의 잠복감염이 여전히 상당 수준 존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2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도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2~3월 대구 경북의 코로나 유행과 비교해 이번 수도권 유행은 초기보다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인구 자체, 즉 모집단 자체가 수도권이 더 많고, 교통량 등을 볼 때 다른 지역으로의 조용한 전파 또는 감염 확산이 쉽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도 하루 발생 환자의 규모가 대구, 경북 당시의 유행보다 이번 수도권의 8월 중하순 이후의 발생 상황이 더 많다"면서 "감염경로 불명 비율도 이번 수도권 유행이 더 나쁜 양상을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