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기업 4곳 가운데 3곳은 올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거나, 채용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6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 기업 120개사 가운데 50.0%는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우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또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전혀 없다고 답한 기업도 24.2%나 됐다.
지난 2월 실시한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 설문조사에서 채용계획을 세우지 못했다고 답한 기업이 32.5%, 신규 채용 계획이 없다고 답한 기업이 8.8%였던 점을 감안하면, 올 하반기 대졸 신규 채용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것으로 예상된다.
올 하반기 신규 채용 계획을 세운 대기업 비중 25.8%에 불과했으며, 이 기업들 가운데 채용 규모를 작년보다 늘릴 계획이라고 답한 기업은 22.6%에 불과했다.
대졸 신규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이유로는 69.8%가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내외 경제와 업종 경기 악화를 꼽았다. 유휴인력 증가 등 회사 내부 수요 부족(7.5%)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하반기 채용시장 변화로 언택트(비대면) 채용 도입 증가(27.9%), 수시채용 비중 확대(26.1%), 경력직 채용 강화(20.2%), 인공지능(AI) 활용 채용 확대(13.6%), 4차 산업혁명 분야 채용 증가(6.6%) 등을 꼽았다. 특히 대기업의 54.2%는 언택트 채용을 도입했거나(19.2%),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35.0%)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 기업의 22.5%는 공개 채용 없이 수시 채용만 한다고 답했다.
대졸 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점 추진해야 할 정책으로는 노동·산업 분야 등 기업규제 완화(29.0%),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28.6%), 신산업 성장동력 육성 지원(16.9%) 등의 순으로 답했다. 김승룡기자 srkim@dt.co.kr
대졸 신규 채용을 늘리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중점 추진해야 할 정책 설문 결과 <자료: 한국경제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