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박정일 기자]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특허 깎아내리기' 공세에 "훔쳐서 무효가 될 특허를 출원할 바보는 없다"고 재반박했다.
SK이노베이션은 6일 오후 'LG화학의 억지·왜곡 주장에 대한 팩트확인·입장문'을 내고 "더 이상 인내만으로 회사의 명예를 지킬 수 없기 때문에, 최소한의 사실이라도 설명해야겠다고 판단했다"며 LG화학의 주장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들은 먼저 LG화학이 이미 개발한 기술을 SK가 가져가서 특허를 등록했다는 주장에 대해, LG가 선행기술을 가지고 있었다면 진작에 관련 이의를 제기했을 것이라며 "이미 출시된 경쟁사의 제품에 적용될 기술을, LG의 표현에 따르면 '훔쳐서' 무효가 될 특허를 출원할 바보는 없다"고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에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한 '994 특허'는 2015년에 출원한 것이고, LG화학이 이미 선행기술로 제품에 적용했다고 한 A7 배터리는 2013년에 출시됐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이 선행기술을 특허출원 전에 이미 파악하고 있었다는 LG화학 주장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LG화학이 제시한 근거 파일 내용에도 A7 제품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었다면서, 문서의 작성일자만을 인용해 마치 내용상 관련 증거가 있는 것처럼 거짓주장을 했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와 함께 994특허 발명자가 LG화학에서 이직한 사람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일단 "맞다"고 인정하면서도, 그가 이직한 시점이 2008년이라는 점을 들어 굳이 2015년까지 기다렸다가 특허를 출원할 이유는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이직=기술탈취'라고 단정지어놓고 그 사이의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모두 사상시켜 버린다"며 LG화학을 비난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가 업계의 인력 부족에 따른 결과인 만큼, 적대적으로 대할 문제가 아니라 공동으로 해결해야 할 공통 과제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SK이노베이션 측은 LG화학에 "정해진 소송 절차에 정정당당하게 임해주기 바란다"면서도 "LG는 우리 배터리 산업 생태계와 국가 경제발전의 중요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화를 통한 현명하고 합리적인 해결로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충청남도 서산에 있는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생산공장에서 직원들이 전기차 등에 들어가는 중대형 배터리 셀을 선보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