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불법행위 대응반 확대 개편
개인간 금융 거래까지 통제나서
"수요 억제 대책 일환… 비효율적"
계좌 추적땐 중개시장 침체올수도

정부는 2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상시 기구인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 설치를 공식화했다.    박동욱기자 fufus@
정부는 2일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교란 행위를 감시한다는 명목으로 상시 기구인 '부동산거래분석원(가칭)' 설치를 공식화했다. 박동욱기자 fufus@

정부가 추진키로 한 '부동산거래분석원'은 시장을 규제와 단속으로만 다스리겠다는 것이어서 시장의 우려를 낳고 있다.

과세·금융 정보를 다루는 관계기관을 총동원해 개인 간 부동산 거래까지 하나하나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시장을 통제·감독하는 게 아니라 불법 행위를 단속·처벌하는 기구"라고 설명하지만, 재산권 침해 논란이 불거짐은 물론 시장의 또 다른 교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부동산 거래와 관련한 위법 행위를 가려낼 기관이 있음에도 행정 조직을 또 만든다는 점에서 '옥상옥'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며 "자칫 시장에 잘못 된 신호를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동산 시장 '빅브라더' 만든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에서 "부동산 시장 교란 요인인 투기 수요와 불법 거래 등 모든 행위에 강력 대응하겠다"며 "시장 교란 행위 대응이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되며, 시스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고 했다. 국토교통부 안에 설치한 부동산 시장 '불법행위 대응반'이 임시 조직이었던 만큼, 이를 확대해 운영하겠다는 얘기다. 대응반은 올해 5월부터 3개월간 조사를 벌여 법 위반 의심 사례 811건을 색출한 바 있다.

분석원은 부동산 주무 부처인 국토부는 물론 금융감독원, 국세청, 검찰, 검찰 등으로부터 인력을 받아 약 100명 안팎의 인력 규모로 꾸려질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가 분석원 설치를 위해 사례로 삼기로 한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은 금융위 공무원과 검찰, 검찰, 국세청 파견 인원 등 80여 명으로 구성돼 있다. 의심스러운 금융 거래를 살피고 금융 정보를 수집·분석해 사법기관에 넘기는 일을 한다. FIU 외 사례로 참고하기로 한 금융위 산하 자본시장조사단 역시 금융위, 법무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에서 인력을 받아 주가 조작 등 시장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거래 조사를 벌이는 시장 감시 기구다.

◇"부동산 위법 1% 남짓…재산권 침해"= 전문가들은 분석원을 두고 "사실상 수요 억제 정책의 일환"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폭발하는 부동산 수요를 잠재우기 위해 1% 남짓한 불법 거래 행위를 명분으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전체 부동산 거래 건수 중에서 위법하거나 부당한 거래는 사실상 1% 이내라고 보는데, 이를 위해 새로운 조직을 만든다는 것은 행정 효과나 효율성 측면에서 비생산적"이라고 짚었다. 이어 "정부에서는 부동산 가격 안정과 투기 억제를 위해 모든 노력을 총동원한다는 신호를 시장에 주려는 것"이라며 "수요조절 정책을 펴는 게 아닌가 싶다"고 분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분석원의 권한이 어디까지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만약 계좌추적 등 권한까지 주어진다고 하면 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부동산 중개 시장도 침체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부동산 자금조달계획서 등을 제대로 검증하는 것만으로도 (부동산 규제에) 문제가 없다"며 "기구를 새로 만들어야만 불법을 가려낼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준기자 blaams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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