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도 예산을 555조8000억원으로 편성하면서 이를 감당하기 위한 국채도 173조원 가량 찍어내기로 했다. 이 가운데 적자국채 발행 규모도 사상 최대인 90조원 언저리까지 늘어난다. 결국 적자국채 발행에 따라 발생하는 수 조원 수준의 이자는 국민 세금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제 전문가들은 "다음 정부, 혹은 미래 세대가 갚아야 할 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라며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1일 국무회의에서 확정된 '2021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172조9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할 계획이다. 지난해 발행 실적(101조7000억원)보다 71조2000억원 늘어난 수치다. 이 중에서 적자국채는 지난해(34조3000억원)보다 무려 3배 가까이 증가한 89조7000억원을 발행하기로 했다. 사실상 역대 최대다.
적자국채는 지난 2009년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35조5000억원까지 발행 규모가 늘어났으나, 2012년에는 13조8000억원으로 줄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39조6000억원, 33조원을 발행하며 30조원대를 넘겼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2017년과 2018년에는 각각 20조원, 15조원으로 다시 줄었다. 그러나 올해 예산안 편성 때부터 적자국채 발행 한도(60조3000억원)는 큰 폭으로 늘기 시작했다. 발행 규모도 세 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거치며 기존 한도치보다 37조원 많은 97조1000억원으로 폭증했다.
결과적으로 적자국채 발행이 늘어난 만큼 국민이 세금으로 부담해야 할 몫도 커진다는 지적이다.
특히 당장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대외 신인도가 떨어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되는 상황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규모로 발행한 국채를 소화하려면 민간 부분으로 가는 자금을 활용할 수밖에 없는데, 민간은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디폴트 위험이 번져있다"며 "회사채 시장을 얼어붙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또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외환 위기가 올 가능성은 낮지만,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스와프 종료 시점 때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며 "신인도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안일환 기획재정부 2차관은 지난 27일 예산안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국채 발행 물량은) 세계적인 초저금리 기조도 있고, 보험사나 자산운용사에서의 중장기물 수요도 견고한 편"이라며 "외국인 채권 자금도 상당한 규모로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정적으로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