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정부가 국무회의에서 확정한 '2020~2024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짊어질 국가채무는 내년 예산을 기준으로 945조원까지 늘어나는 데 이어 2024년에는 1327조원까지 폭증한다.
올해 세 차례 추가경정예산안 편성으로 839조4000억원까지 채무가 증가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4년 사이에 433조6000억원이 늘어나는 것이다.
특히 지난해(728조8000억원)와 비교하면 5년 새 600조원 가까이 불어난 수치다.
이에 따라 올해 43.5%까지 치솟아 있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내년 46.7%로 45%선을 돌파한 이래 2022년 50.9%를 기록, 2024년에는 58.3%까지 급증한다. 그동안 재정 건전성 유지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졌던 '채무 비율 40%'는 이미 올해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1차 추경(41.2%)으로 무너진 상태다.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 등 사회보험기금 수지를 제외해 실질적인 국가 재정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더 심각하다. 올해 111조5000억원 적자를 시작으로, 내년 109조7000억원, 2022년 이후에는 120조원대를 크게 웃돌 전망이다. 재정적자 폭이 지난해(54조4000억원)보다 70조원 가량 커지는 셈이다. 같은 기간 GDP 대비 적자 비율도 5.4%에서 5.9% 사이를 오르내리게 된다. 지금껏 적자 비율이 가장 나빴던 적은 세계 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마이너스(-) 3.6%로, 이후에는 -1~-2%대에서 관리돼왔다.
이처럼 재정 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하는 이유는 결국 세입에 비해 세출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복지나 고용 등에 들어가는 돈은 많아지는데, 이를 감당할 만큼 세수가 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당장 정부의 내년 예산안을 보면 총지출 규모(555조8000억원)가 총수입(483조원)보다 많다. 총수입 증가율도 올해 본예산 추정치(481조8000억원) 대비 0.3% 느는 데 그치는 반면 총수입 증가율은 올해(512조3000억원)보다 8.5% 증가한다. 총지출 규모·증가율이 총수입 규모·증가율을 넘어서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더군다나 올해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내년 재정 수입은 크게 둔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국세 수입을 282조8000억원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본예산(292조원) 때보다 10조원 가량 줄인 수치다. 2024년(325조5000억원)까지도 연평균 2.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내년에는 세수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법인세(53조3000억원) 역시 올해 예상치(64조4000억원)보다 8.8% 덜 걷힐 전망이다.
그럼에도 정부는 확장 재정 기조를 고수한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예산안 관련 브리핑에서 "적극적 재정 운용을 통해 경기 반등의 불씨를 살려내고, 내년 경기회복의 모멘텀으로 확산시키겠다"며 "재정은 경제 위기 때 국가 경제, 국민 경제를 위한 최후의 보루"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