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들 침묵시위 31일 대구 중구 경북대학교병원 본관 로비에서 병원 교수들이 보건복지부 전공의 근무 실태 파악에 항의하는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의료계와의 대화를 위해 '의사국가시험'(국시) 실기시험을 당초 1일에서 8일로 일주일 연기한다. 그러나 의대생들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의료정책에 반발하며 국가시험 불참을 재차 천명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더 격화되면서 의료공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31일 '전공의단체 진료거부 대응 관련'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의대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일 시행 예정이던 의사 국가고시 실기시험을 일주일 연기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당초 1일부터 시작되는 의대생 국가고시 일정을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응시 취소자가 90%에 달하고, 내년도 의료공백이 우려되자 결국 시험 연기를 결정했다.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국시원)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으로 전체 국가고시 응시자 3172명 중 약 89%인 2823명이 원서 접수를 취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의료계는 현재 의대정원 확대, 공공의대 설립 등 정부의 의료정책에 반발하며 집단휴진을 이어가고 있다. 정부가 이날 국가고시 일정을 연기했지만, 정작 전국의 의대생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은 실기시험 응시를 거부키로 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는 실기시험 연기와 상관없이 단체행동을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여기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도 파업을 지속하겠다고 선언했고, 대한의사협회(의협)도 정부가 의료계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예정대로 7일부터 제3차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의대 교수들의 진료 중단 및 사직 결의도 뒤따르고 있다. 서울성모병원 외과 교수 일동은 의료계가 총파업을 선언한 7일 하루 동안 외래진료와 수술을 중단하기로 했고, 중앙대병원 신경외과 교수들은 '사직 성명서'를 발표했다. 정부가 업무개시명령에 불응한 전공의를 고발한 것을 규탄하고 의료정책의 전면적인 재검토를 촉구하려는 의도다. 또한 서울대 의대 예과 학생 235명, 본과 학생 375명이 지난 28일 휴학계를 제출하는 등 의대생들은 집단 휴학 움직임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의대협은 전국 의대생의 90%가 넘는 1만4000여명이 휴학계를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의료계의 이같은 집단 행동을 강력히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주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코로나19 상황이 급박하기 때문에 우리에게 시간이 많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법을 집행해야 하는 정부의 입장에서 선택지가 많지도 않다"면서 "하루속히 업무에 복귀해 환자들을 돌보고, 국민의 불안을 종식시키는 의료계의 대승적 결단을 촉구하고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된 후 정부가 약속한 협의체와 국회가 제안한 협의기구 등을 통해 의료 서비스의 지역 불균형 해소, 필수의료 강화, 공공의료 확충뿐 아니라 의료계가 제기하는 문제를 협의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정부는 또 이날 비수도권 지역 병원 응급실과 중환자실 10곳에 대해서도 추가 현장 조사를 진행한 뒤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48명으로, 총 누적 확진자는 1만9947명에 달했다. 일일 신규 확진자 는 전날 299명에 이어 이틀째 200명대를 기록하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