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검찰이 1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불구속 기소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 도입을 추진하며 삼성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삼성은 삼성생명, 삼성화재, 삼성전자 등 지분을 매각해야 해 삼성의 지배구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삼성전자가 자칫 '주인 없는 회사'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용진의원과 이용우의원이 각각 발의한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사의 계열사 지분 보유액 평가를 '시가'(현행 취득원가)로 계산해 이 금액이 '총자산의 3% 이내'여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법안에 대해 적용을 받는 보험사는 삼성화재와 삼성생명 2곳 뿐이어서, 이 법안은 '삼성생명법'으로도 불린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삼성생명(8.51%)과 삼성화재(1.49%)는 보유 중인 삼성전자 지분 가운데 20조원어치 이상을 처분해야 한다. 당장 처분이 쉽지 않은 데다 세금도 문제다. 법인이 보유주식을 매각할 경우 차익의 22%에 달하는 법인세 등 각종 세금을 물어야 하는데, 이 금액만 4~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 부회장은 현재 삼성물산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5.01%)과 삼성생명이 보유한 지분(8.51%)을 활용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삼성은 지배구조를 방어하기 위해서 이들 물량을 그룹 내부에서 소화해야만 한다.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보유 중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 43.4%(시가 약 22조원)를 팔아 삼성전자 지분을 매입하는 시나리오에 무게를 싣는다.
하지만 이 경우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되기 때문에 사실상 실행이 불가능하다.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 전환될 경우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
삼성물산은 이미 가진 5%를 제외한 15%가량 지분을 추가 매입해야 하는데, 수십조원에 이르는 자금을 마련할 방법이 없다. 또 삼성전자 지배력이 약해지기 때문에 이 시나리오를 택할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법 개정안 시행으로 삼성생명이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하더라도, 삼성전자 지배력 유지를 위해 삼성물산이 나설 가능성은 매우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법안대로라면 삼성전자 지분은 시장에 나올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지분이 외부로 넘어가면 20% 남짓한 이재용 부회장의 우호지분이 크게 낮아져 삼성전자는 '주인 없는 기업'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외국 주주들이 연합해 삼성의 경영권을 위협할 가능성도 크다. 재계에서 정부여당이 '삼성 흔들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재계에서는 정부여당이 삼성을 타깃으로 한 전방위 압박이 지나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법 개정안 외에도 금융그룹 감독 제도, 상법 개정안 등 삼성그룹을 겨냥한 법안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재계 관계자는 "법안 통과 시 최악의 경우 국내 경제를 책임지고 있는 삼성전자가 주인 없는 회사가 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연구개발(R&D), 시설 등 투자가 위축 될 수밖에 없어 미래 경쟁력 확보에 치명적"이라고 우려했다.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