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민주 기자] 메모리 반도체(D램) 현물가격이 4개월 만에 반등하면서 국내 반도체 업계가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업계 일각에서는 '바닥론'이 나오면서, 현물가격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고정거래 가격도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다만 내달 본격 효력을 발휘하는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안'이 D램 가격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30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PC용 D램(DDR4 8Gb) 현물가는 전날과 같은 2.586달러로, 지난 26일보다 0.78% 상승했다. D램 현물가는 지난 4월 초 3.63달러로 최고점을 찍은 뒤 넉 달 새 30% 이상 급락하다, 지난 25일 2.535달러로 처음 반등, 소폭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가격 반등은 D램 가격 하락에 대한 지나친 시장 우려가 견조한 PC 수요 등으로 다소 완화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여기다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 조치 시작에 앞서 재고를 쌓으면서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현물가는 매일 매일 시장 상황을 즉각적으로 보여주는 선행지표 역할을 한다. 따라서 현물가 반등은 한국 반도체 업계에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계는 코로나19 재확산,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부정적인 전망이 잇따랐다. 하지만 현물가 상승으로 고정가 하락세에도 제동이 걸리면서 D램 가격도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낙관론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물가격 하락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면, 고정거래가의 하단도 어느 정도 윤곽은 잡히기 시작할 것"이라며 "많은 불확실한 변수 중의 하나가 제거될 가능성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미국 정부가 발표한 화웨이에 대한 '3차 제재안'이 반도체 업황 회복의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은 9월 14일부터 모든 반도체의 화웨이로의 공급을 사실상 금지했다. 제재 조치가 시작되면 화웨이는 지난해 기준으로 반도체 구매 3위 업체인 만큼, 화웨이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길이 막히면 단기적으론 실적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단기적으로는 화웨이를 상대로 한 우리 기업의 반도체 관련 수출에 타격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미국의 조치가 화웨이만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첨단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우리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또 다른 일각에서는 장기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국 내 스마트폰 점유율이 높은 가운데 화웨이가 제품 생산을 중단하면 오포, 비보 등 다른 중국 업체들의 판매가 증가하면서 다른 중국 스마트폰 업체로 공급을 늘려 화웨이 감소분을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김민주기자 stella2515@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