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국내 회복세 약화 전망"
성장률 -1% 안팎 하향조정할듯

제조업종의 생산능력지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일자리 해외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광화문 출근길 모습.   연합뉴스
제조업종의 생산능력지수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내려가면서 일자리 해외 유출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사진은 광화문 출근길 모습. 연합뉴스

코로나 2차 유행세가 거세지면서 우리 경제의 'V자 반등' 기대감도 된서리를 맞고 있다.

이에 정부는 긴급히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중단했던 소비쿠폰의 비대면 전환 등 소비 활성화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경기 부양의 중추를 맡아야 할 기업들의 생산 경쟁력은 이미 바닥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공적자금 위주의 단기 부양책보다는 일자리·소비 확대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노동유연성 제고 등 기업 살리기가 먼저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내 경제가 크게 악화했다가 수출·소비 부진이 완화되면서 다소 개선되는 조짐을 보였지만,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향후 경제 흐름의 불확실성이 한층 높아졌다"며 "국내 경제 회복세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금융시장에서는 한은이 지난 5월 내놓았던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 -0.2%를 -1%대 안팎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역시 최근 지난 4월 플러스 전망(0.3%)보다 크게 내린 마이너스 성장(-0.5%)으로 하향 수정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판단은 정부의 하반기 'V자 반등' 기대감을 여지없이 꺾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2차 코로나 충격' 시나리오로 전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2차 충격은 지난 2~4월과 같이 코로나19가 확산하고 이에 따라 경제주체들이 생산과 소비를 급격하게 줄이는 상황을 의미한다.

정부는 이같은 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8대 소비쿠폰의 소비 방식을 비대면으로 전환하는 등 소비 활성화 대책을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 관계자는 "2차 충격을 막는 핵심이 소비 활성화"라면서 "다만 소비 활성화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만큼 소비 방식을 비대면으로 바꾸는 방식을 살펴보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제조업 경쟁력이 바닥까지 내려간 상황에서 이 같은 공공 중심의 단기 경기부양책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다. 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1990년부터 2019년까지의 제조업 생산능력지수를 분석한 결과 5년 단위 연평균 증가율이 0.7%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상위 10대 제조업(2018년 기준) 가운데 2015년과 비교해 2019년 생산능력이 1% 이상 하락한 업종은 고무·플라스틱(-3.6%), 금속가공(-8.5%) 등 2개 업종이었고, 2015년 수준을 유지한 업종은 기계장비 등 3개 업종이었다. 문제는 이 5개 업종이 전체 고용의 절반 이상을 책임지고 있다는 것이다. 10대 제조업의 생산능력 유형별 고용비중은 상승하는 업종(전자부품, 화학, 석유정제, 식료품, 전기장비)이 39.7%였고, 정체형(기계, 1차금속, 자동차)이 35.2%, 하락형(고무·플라스틱, 금속가공)이 25.1%로 각각 나타났다.

이 같은 상황은 고용의 해외 유출로 이어지고 있다. 한경연이 한국수출입은행의 2018 회계연도 현지법인 업종별 자료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생산능력지수 하락폭이 가장 컸던 금속가공제품의 경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해외 현지법인 고용 증가율은 무려 47.5%에 이른 반면, 국내 고용인원은 단 3.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이런 추세가 장기화할 경우 국내보다 생산성이 높은 해외로 제조업 이탈이 가속화할 우려가 있다"며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기업 규제 개선, 각종 투자 인센티브 등으로 제조업 경영환경의 비교우위를 확보해야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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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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