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위수 기자] 파나소닉이 테슬라와의 '배터리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 '기가팩토리1'에 1억 달러(약 1200억원)을 투자한다. 한국과 중국 업체에 뺏긴 전기차 배터리 패권을 다시 찾기 위해서라도 파나소닉은 테슬라와의 협업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20일 외신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테슬라와 세운 합작사 기가팩토리에 1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투자금액은 미국 네바다에 위치한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 기가팩토리1의 생산능력 증대에 쓰인다. 기가팩토리1의 생산능력은 연간 35GWh인데, 파나소닉은 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39GWh의 생산능력을 갖추겠다는 목표다.
파나소닉이 이번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테슬라와의 동맹을 유지하기 위해서로 보인다. 파나소닉과 테슬라는 2009년부터 끈끈한 동맹 전선을 구축해왔다. 하지만 파나소닉이 당초 테슬라와 약속했던 배터리 생산능력을 맞추지 못하고, 일본 도요타와 제휴관계를 맺으며 두 회사의 결속관계는 느슨해졌다. 테슬라는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충분히 확보하기 위해 중국 CATL과 동맹을 맺었고, LG화학과도 거래를 맺었다.
그러던 중 지난 6월 테슬라와 파나소닉은 전기차 배터리 공급과 관련해 3년 계약을 맺었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구체적인 계약 내용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파나소닉이 기가팩토리1의 생산능력을 증대하는 데 합의했다는 추측이 나온 바 있다.
2017년까지만해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꼽혔던 파나소닉은 중국 CATL과 한국 LG화학 등에 추월당한지 오래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세계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 중 파나소닉의 배터리 점유율은 8.4%에 불과했다. 총 사용량은 8.7GWh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31.5%나 줄어들었다. 전세계 1위를 기록한 LG화학의 상반기 사용량이 지난해 대비 82.8% 늘어난 것과 대조적이다. 한국과 중국에 추월당한 파나소닉은 배터리 공급 의존도가 높은 테슬라를 놓칠 수 없는 상황이다.
파나소닉은 기가팩토리1 증설하며 생산능력을 높이는 동시에 5년에 걸쳐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를 20%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2~3년 안에는 양극재에 들어가는 값비싼 원료 '코발트'가 없는 배터리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전고체 배터리와 같은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연구개발도 진행한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가장 먼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선점했던 파나소닉은 안정을 추구하다가 한국과 중국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내줬다"며 "다만 테슬라와의 동맹을 강화하려는 모습이고, 기술 확보를 위해 연구개발을 하며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경계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위수기자 withsu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