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3단계 수준 넘는 궁극적 목표
정부, 내년부터 7년간 1.1兆 투입
영상인식·처리 등 융합 신기술 개발



세계 각국과 자동차 기업들은 3단계 수준에 머물고 있는 자율주행 기술을 궁극적 도달목표인 4·5단계로 끌어올려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쟁을 벌이고 있다. 구글 웨이모, 포드, 지엠크루즈, 바이두 등이 리더그룹으로 경쟁에 앞서가는 가운데 현대자동차와 인텔 모빌아이, 폭스바겐, 얀덱스, 토요타 등이 경쟁그룹으로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기업들이 상용화와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면 각국 정부는 미래기술 개발과 관련 제도·규제 정비, 안전성 강화, 산업생태계 조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우리 정부도 지난 4월 산업부, 과기정통부, 국토부, 경찰청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자율주행 기술개발 혁신사업'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시키고 내년부터 2027년까지 총 1조974억원을 투입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완전 자율주행 기반을 완성하기 위해 차량 융합 신기술, ICT 융합 신기술, 도로교통 융합 신기술, 서비스 창출, 생태계 구축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주행차선 이탈방지, 차량 간격유지 등 운전자의 주행을 보조해주는 레벨2 수준의 차들이 양산된다면, 완전 자율주행 직전 단계인 레벨4까지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자율주행 레벨4가 되면 인간은 운전대에서 완벽하게 손을 놓을 수 있고 운전은 차가 100% 알아서 한다. 주행 중 잠을 잘 수도 있다. 5단계와의 차이는 운행가능 영역의 제한이 있느냐 여부다. 4단계에서는 제작사가 규정한 영역에서만 주행할 수 있는 반면 5단계에서는 제한이 없다.

정부는 내년부터 사고 발생 제로 수준의 자율주행 시스템을 위한 영상인식·처리 기술, 차량 플랫폼 기술, 차량 부품·시스템 평가기술 등 차량 융합 신기술을 개발한다. 자율주행의 안전을 강화하고 지능을 고도화하기 위해 차량·엣지·클라우드를 연계한 데이터 처리, 차량 통신·보안, 자율주행 AI SW 등 ICT 융합 신기술 개발도 추진한다. 도로나 교통안전시설 등의 교통인프라 정보와 자율주행 기술을 연계해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하는 도로교통 융합 신기술도 개발한다. 대중교통 자율주행 신산업 창출과 교통약자 이동지원 같은 사회적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자율주행 서비스 개발도 주요 과제에 포함됐다.

김형철 PM은 "프로젝트를 위한 4개 부처 공동 사업단을 꾸리기 위해 논의를 하고 있다"면서 "연내에 사업단 구성을 끝내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첫해인 내년부터 모든 기술영역의 연구를 시작한다. 7년을 4년과 3년으로 나눠, 초기 4년 동안 기술과 서비스의 틀을 완성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ICT 융합 신기술 영역에 집중해 내년 249억원을 투입한다.

차량의 인지·판단·제어를 위한 AI SW와 관련 데이터 처리기술, 자율주행차 시뮬레이션과 평가검증 기술, V2X(차량사물통신) 통신 기술, 사이버 보안 기술 등을 개발한다. 사람의 안전과 직결된 영역인 만큼 기술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김 PM은 "사람 운전자라면 별 문제가 안될 상황에서 사고를 내는 등 자율주행차는 아직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많다"면서 "AI 학습 과정에서 보거나 경험하지 못한 경우에 처했을 때,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최적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안전성을 확보하는 기술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자율주행차 자체만으로는 대처에 한계가 있는 만큼 주변의 엣지와 중앙의 클라우드를 연결한 AI 플랫폼을 통해 주변 상황 판단을 돕고 학습도 클라우드에서 대규모로 하는 기술을 구현할 계획이다. 또한 개별 차량에서 파악하지 못한 도로나 주행 관련 상황을 클라우드에서 V2X 통신을 통해 차량으로 전달하는 시스템 개발도 추진한다.

한편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은 올해 76억달러를 넘어선데 이어 2025년 약 3529억달러로 연평균 35.6%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카셰어링, 이용자 편의, MaaS(통합 교통 서비스) 시장이 급격하게 커지고, 다목적 셔틀, 택시, 물류, 카셰어링 등의 서비스에 자율주행차가 활용될 전망이다. 특히 2030년에는 다목적 셔틀의 15%, 택시의 2%, 화물차의 3%가 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운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안경애기자 naturea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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